Update : 2026-09-27 18:24
뉴스 > 주거·라이프
[현장진단]-미래에셋 부지 오피스텔 건립 갈등
술렁이는 제2강남…지역 이미지 vs 1400억 재산권
고층 오피스텔 건립에 주민들 “일조권 침해, 전원도시 이미지 훼손” 반발
배수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4-30 16:32:53
주거는 인간이 생활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헌법에서도 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5조 제3항에 따르면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해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택법에서도 국가 및 지자체에 국민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택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가 점차 복잡·다양화 되면서 순탄한 주거생활을 영위한다는 게 결코 쉽지 많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주거권과 또 다른 권리가 맞부딪치면서 각 집단 간에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재건축이 한창인 경기도 과천의 한 지역에서도 주민들의 주거권과 기업의 재산권이 맞물려 잡음이 일고 있다. 특정 기업이 지역 사회에 원활한 주택공급을 위해 초고층 오피스텔을 추진하자 인근 지역 주민들이 주거권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스카이데일리가 오피스텔 건립 문제를 두고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경기 과천시 중앙동을 찾아 현재 상황과 갈등 주체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 최근 미래에셋그룹이 과천에 위치한 연수원 사옥을 약 800실 규모의 오피스텔로 활용할 방침을 밝히자 인근 지역 주민들이 조망권 피해가 우려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은 철거작업 중인 미래에셋대우 연수원 건물 ⓒ스카이데일리
 
최근 경기 과천시 중앙동 소재 미래에셋대우 연수원 부지 오피스텔 건립 문제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이 자신들의 토지 위에 지자체의 허가를 받고 사업을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이 조망권·일조권 침해와 더불어 전원도시로서의 이미지 훼손을 이유로 반발하고 나섰다. 법적인 기준 내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데 대한 재산권 침해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주민들은 주거권을 내세워 반격의 고삐를 당기는 모양새다.
 
주거권 및 사생활 침해 우려…자연경관·주민피해 고려한 수정 요구
 
미래에셋대우는 과천에 위치한 연수원 사옥을 계열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에 1390억원에 매각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해당 부지에 지상 25층, 총 772실 규모의 오피스텔을 지어 활용할 계획이다. 오피스텔은 84㎡ 350여 가구, 69㎡ 61가구 등으로 구성된다. 과천시는 지난해 교통영향평가를 마치고 현재 건축심의 등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부지와 도로 하나를 두고 바로 맞은편에는 현재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이 한창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이곳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총 32개동, 1571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오는 2020년 3월 입주가 시작된다. 이곳 단지는 과천시 내에서도 알짜 단지로 꼽힐 만큼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은 곳으로 알려졌다. 사업 규모는 총 4145억5383만원에 이른다.
 
최근 이곳 지역에서는 기존에 없던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과천주공1단지 입주 예정자들을 포함한 인근 주민들은 미래에셋그룹이 추진 중인 오피스텔 건립 사업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오피스텔이 건립될 경우 인근 세대의 조망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오피스텔에서 집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도 존재한다며 사생활 침해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광고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지도=배현정] ⓒ스카이데일리
 
20년째 오피스텔 건립 예정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이상수(60·남) 씨는 “아직 건축허가가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만약에 오피스텔이 지어진다고 하면 버젓이 집안에서 뭐 하고 있는지 다 보일 것 같다”며 “사전에 그런 부분을 충분히 교감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건립을 추진했다면 이처럼 주민 반발이 거세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과천에서 21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정숙(52·가명·여) 씨는 오피스텔 건립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김 씨는 “오피스텔이 들어서면 아무래도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도 있으니까 그만큼 시가 살아나고 좋은 부분도 물론 있을 거다”며 “하지만 오피스텔 건립으로 전원도시 이미지가 차츰 사라질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규모나 층고 등은 적어도 재건축 단지들과 어우러지도록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곳 주민들은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건립 관련 TF팀을 구성하고 얼마 전부터 대대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 24~25일 양일간 과천 시청 정문에서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어 상시적으로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과천시에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현재 미래에셋그룹은 오피스텔 규모 연면적 10만㎡가 넘어 경기도에 사전 허가를 요청한 상황이다.
 
TF팀 관계자는 “문제는 오피스텔이 들어선 이후에 발생할 수 있다”며 “오피스텔로 이윤을 추구하고 사업자는 과천을 떠나버리면 그만이지만 인근에 10층, 12층 높이의 아파트 거주민들은 평생 피해를 감수하고 살아야 한다”고 털어놨다.
 
▲ 자료: 과천주공1단지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이어 “재건축 단지들과 똑같이는 아니더라도 용적률·건폐율 등을 조금 낮춰서 이곳 단지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한다면 주민들도 함께 힘을 보태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주변 환경을 고려하고 형평성에 맞게 설계가 다시 이뤄져 과천의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문제…상호 간에 협력 방안 모색 중요”
 
주민들의 원망은 지자체인 과천시로 향하는 분위기다. 오피스텔 건립과 관련해 일부 시민들은 과천시의 지구단위계획 자체가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1단지 재건축 사업의 경우 도로변에 위치한 단지는 층수 제한을 받아 8층~12층 이하로 설계됐다. 반면 미래에셋 오피스텔 부지는 상업용지에 속해 1100% 용적률을 적용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1단지 조합원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지침에 따르면 상업지역 및 준주거지역의 정북방향에 주거지역이 인접한 경우 주거환경에 피해가 없도록 일조·통풍 등을 고려해 높이 계획을 수립하라고 돼 있는데 미래에셋그룹이 추진 중인 오피스텔 건립 사업은 이러한 부분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은 상업지구 주거용 오피스텔 용적률을 400%까지만 허용하는 등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데 과천시는 1300%까지 완화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역 주민들과 상생할 방안을 마련해 부지를 활용하도록 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을 중심으로 이곳 주민들은 현재 미래에셋그룹 오피스텔 사업을 저지하는 반대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과천정부청사역에서 진행 중인 반대 서명운동(위)과 미래에셋 오피스텔 부지 건너편에서 진행 중인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공사 현장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와 관련, 과천시 도시정책과 도시계획팀 관계자는 “미래에셋 부지만 용적률이나 건폐율을 완화했다고 하면 특혜지만 그게 아니지 않냐”며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들이 많은데 시에서도 관련분야 전문가를 동원해 일조권·조망권 침해 등을 다 고려하고 주변 시설 및 주거단지와의 조화 등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업지구 역시 30~40년 이상 노후된 만큼 리모델링이 꼭 필요한 부분인데 사안이 커져 시에서도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관련법 준수 여부 및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을 고려한 경기도의 심의가 통과된다면 현재 계획대로 오피스텔을 짓는다 해도 사실상 무리는 없다는 의미가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느 한 쪽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가 부딪혀 사안 자체가 민감한 만큼 양측의 원활한 합의가 중요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주민들의 주거권 침해 주장만을 수용하다 보면 미래에셋그룹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우를 법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표적으로 골프장 건립과 관련해 이런 갈등이 많이 발생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권 교수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는 구비요건을 다 갖추면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며 “자칫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상호 간 충분한 대화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업지구는 주거지역보다 용적률, 건폐율이 원래 더 높다”며 “만약 오피스텔 건립이 강행된다고 하더라도 주민 간 갈등은 깊어질 수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서로 맞춰나가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과 기업 간에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기업이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거나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08,249 ▶
어제 135,094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