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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경기 광주 퇴촌물류센터 건립 논란

동양 최대 물류센터 축포에 묻힌 ‘아이들 안전’ 통곡

환경훼손, 안전위협 등 주민 반발…국토부·지자체 “법적으로 문제 없어”

문용균기자(ykm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2-03 17: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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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는 과거 ‘백자의 산실’이라 불리던 지역이다. 풍부한 흙과 나무, 맑은 물 등 백자를 빚기에 최적의 자연 환경을 갖춘 데다 한강을 통해 백자를 깨뜨리지 않고 한양으로 직접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지리적 조건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시에는 퇴촌면, 남종면, 곤지암읍, 초월읍, 도척면, 남한산성면, 동지역 등에 약 300여개소에 이르는 백자 가마터가 남아 있다. 이들 가마터 대부분은 문화재로 지정됐을 정도로 보존 상태도 우수한 편이다. 현재 가마터들은 국가사적 제 314호로 지정돼 있다. 깨끗한 자연환경에다 지역 곳곳에 문화재가 존재하다 보니 그동안 광주시는 개발에 소극적인 편이었다. 그런데 최근 통신수단의 발달로 물류산업에 대한 비중이 커지면서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광주시가 물류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광주시에만 9곳의 물류단지가 조성완료 됐거나 조성될 예정이다. 얼마 전 국토교통부의 실수요 검증을 통과한 퇴촌물류단지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이곳 물류단지 조성을 둘러싸고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연훼손은 물론 아이들의 안전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카이데일리가 물류단지 실수요 검증 통과로 잡음이 일고 있는 광주시 퇴촌면 일대를 직접 찾아 주민들의 입장을 직접 듣고 이에 대한 국토교통부, 경기도, 광주시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취재했다.

▲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도수리 일대에 들어설 예정인 ‘퇴촌물류센터’가 최근 국토교통부의 실수요 검증을 통과했다. 인근 주민들은 이번 실수요 검증 통과로 물류센터 조성이 초읽기에 돌입하자 거센 반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럭과 트레일러가 오가는 과정에서 환경파괴는 물론 아이들의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사진은 경기 광주시 퇴촌면 도술리 일대에 위치한 반대 플랜카드 ⓒ스카이데일리
 
최근 경기도 광주 시민들 사이에서 국토교통부를 향한 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 조성 예정인 물류센터 실수요 검증 통과 결정을 두고 지역 주민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탁상행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와 지자체는 법 절차에 맞게 진행된 사안이고 자본도 많이 투입돼 사실상 사업을 중단시키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앞으로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센터 실수요 검증 통과 두고 “주민들 삶 위협하는 무자비한 개발 논리” 반발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퇴촌물류단지 조성사업’은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도수리 산39-10 일대에 30만2088㎡ 규모의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업 추진 주체는 유명 부동산개발업체 지엘산업개발의 계열사 지엘글로벌디앤씨다. 사업은 얼마 전 국토부의 실수요 검증 통과로 사업은 사실상 첫 삽을 뜰 일만 남았다. 지엘글로벌디앤씨는 지자체의 인·허가 및 주민 공청회를 거쳐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앞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환경파괴는 물론 아이들 안전 위협을 반대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사업예정지 인근을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퇴촌·남종 물류단지반대 준비위원회 소속 이경선 씨는 “이곳은 인도조차 없을 정도로 소외돼 온 지역인데 국토부가 물류단지로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니 황당하기만 하다”며 “안전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니 황당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실수요 검증이 어떤 과정을 거쳐 통과됐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데도 국토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사업성 평가를 날림으로 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밝혀지면 재검증을 요청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물류단지 반대의사를 밝힌 주민 김영희(여·30대·가명) 씨는 “동양 최대의 규모라고 알고 있는데 이는 퇴촌면 중심지역의 크기와 비슷하다”며 “물류단지가 들어오면 환경 훼손 뿐 아니라 트럭, 트레일러 등이 하루 종일 오가는 통에 주민들의 안전도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도수초등학교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진(여·30대) 씨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자연을 파괴하고 얻는 개발이익보다 아이들 통학로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덤프트럭이 쌩쌩 다니는데 인도도 마땅치 않은 이곳에 트레일러 등이 오고가면 아이들 안전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성토했다.
 
현재 해당 사안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게재된 상태다. 게시물을 작성한 주인공은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일대는 서울의 상수원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개발이 제한됐었다”며 “주민들은 여러 가지 불편이 있었지만 깨끗한 자연환경을 위안 삼아 살고 있었는데 이런 곳에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주민들에게는 재앙에 가까운 처사다”고 지적했다.
 
책임 떠넘기는 광주시·국토부, 손 놓은 경기도…“주민들 안전은 누가 책임지나”
 
대규모 물류단지 조성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 경기도 등 관련 지자체는 책임을 회피하거나 반대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관계자는 “개발 부지가 광주시에 속해 있기는 하나 이미 오래전 사유지가 됐다”며 “허가가 어떻게 낫는지는 당시 근무자가 없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취합해 경기도로 올려 보냈다”며 “도로를 확장한다는 의견도 검토되고 있으나 결국 모든 것은 경기도지사가 결정할 몫이다”고 밝혔다.
 
▲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물류센터 건립과 관련해 관할 지자체인 경기도 측은 “주민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되돌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사진은 인도가 없는 도수초등학교 앞 건널목(왼쪽)과 물류센터 예정부지 입구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경기도 철도물류 정책과 관계자는 “반대 의견을 알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다”며 “국토부의 실수요 검증을 통과한 상황에서 행정 절차대로 주민 공청회가 진행 되겠지만 개발 반대의견이 거세다고 해서 무산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시행자들도 토지를 매입하고 사업비도 들여서 접수를 했을 것이다”며 “실수요 검증을 통과했다는 것은 수많은 행정력과 자본이 투입됐다는 의미이므로 사실상 사업을 멈추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실수요 검증을 진행한 국토교통부는 경기도에 책임을 넘겼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물류 시설법 시행규칙에 따라 실수요 검증이 진행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건축허가든 뭐든 평가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지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을 참고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사업을 멈추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어 “건립은 지정권자가 판단할 문제로 환경 영향 평가든 뭐든 경기도의 몫이다”고 말했다.
 
퇴촌면 일대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광주갑)은 “경기도 광주라는 현지 사정을 고려해 실수요 검증을 실시했어야 했다”며 “현재 퇴촌과 관련해 뾰족한 해법은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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