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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정부 고졸취업 활성화방안
文정부 탁상행정에 이방인 신세 전락한 미래 산업역군
양질의 일자리, 사회적편견 해소 등 근본 대안 쏙 빠진 껍데기 정책
박광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29 12:35:00
▲ 문재인정부의 ‘고졸취업 활성화방안’을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고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데다 직업교육의 성과가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졸자와 고졸자에 대한 처우 차이 또한 고졸취업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사진은 서울소재의 마이스터 고등학교 전경 ⓒ스카이데일리
 
지난 1월 문재인 정부는 사회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고졸취업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는 ‘고졸취업 활성화방안’을 통해 2022년까지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취업률을 60%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으며 공공부문의 고졸 채용 등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고졸취업 확대 방안의 핵심은 △미래 신산업 및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한 산업맞춤형 학과개편 △직업계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 도입, 실무교육 강화 △국가직·지방직 공무원 등 공공부문의 고졸 채용 △‘선취업-후학습 우수기업’ 인증제 도입 정책자금 지원 △공공입찰 가점 인센티브 제공 △ 지역산업 밀착형 직업계고 도입 및 운영 △고교취업연계 장려금 확대 등이다.
 
이런 가운데 안정적인 고용환경을 갖춘 기업들이 적고 고졸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만연한 상황에서 이 같은 정책이 제대로 이루어질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는 여론이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대학 졸업자와 고등학교 졸업자의 연봉 격차가 크고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졸취업 확대 방안이 제대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무리한 고졸취업 확대의 최종 피해자가 결국엔 학생들이라는 점이다. 취업에 실패한 고졸자의 경우 사실상 재취업이 어렵다는 게 고졸 구직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고졸 신분으로는 재취업되더라도 대졸자에 비해 처우가 턱없이 열악해 결국엔 평생 사회의 이방인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층 높아진 고졸자 취업 문턱…문재인정부 탁상행정에 기업·학교·학생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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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교육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특성화고등학교의 평균 취업률은 90%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글로벌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급감하기 시작해 2017년 75%대를 유지하다 지난 2018년 65.4%로 추락했다. 이처럼 취업률이 급감한 이유는 경기침체로 인해 중소기업에 불어 닥친 고용한파 때문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김해인] ⓒ스카이데일리
 
     
다수의 전문가들은 취업률이 폭락한 이유로 현장실습이 견학과 교육중심으로 탈바꿈했다는 점, 많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업 대신 대학을 선택한다는 점 등을 꼽고 있다. 실제로 과거 특성화고 고등학교 학생들은 여름 방학 이후 현장실습을 나가 6개월 정도 실습을 마친 후 바로 해당 회사에 취업하곤 했다. 하지만 2017년 12월 제주 특성화고의 이민호 군이 현장실습 중 사망 사고가 발행하면서 실습에서 교육으로 바뀌었다.
 
고졸 인력을 곧바로 현업에 투입할 수 없다보니 고졸 채용 기업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기업의 입장에선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굳이 손해를 부담하며 무리할 필요기 없기 때문이다. 2016년 3만개가 넘던 참여 기업은 현재 1만개 수준으로 떨어졌다.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특성화고 고등학생들의 진로 선택 기준도 과거에 비해 크게 바뀌었다. 취업이 아닌 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까지 4년 동안 특성화고에서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학한 학생은 한 해 평균 762명에 달했다. 학생들이 일반고로 전학하는 이유는 대학졸업생과 고등학교 졸업생의 임금격차가 크고 특성화고를 졸업한 후 취업을 한다 해도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졸자에 대한 편견, 고용보장 어려운 기업환경 속에선 고졸취업률 확대 어렵다”
 
다수의 전문가들과 일선 교사들 사이에선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두고 산학연관의 중요성과 현실에 대한 명확한 통찰이 없는 현실성 결여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졸취업 활성화를 위해선 지원방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직업계 고등학교인 서울의 한 마이스터 고등학교 관계자는 “근로 중심의 현장실습 제도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는 길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고 기업에서도 곧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채용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지난 2018년 문재인정부가 ‘근로 중심’ 현장학습에서 ‘학습 중심’ 현장실습으로 제도를 바꾸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 정부는 기존의 조기 취업형 근로 중심의 현장실습을 폐지하고 학습 중심의 현장실습을 도입하면서 취업이 결정되지 못한 채 졸업을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에서 실습을 하고 있는 학생들 ⓒ스카이데일리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마이스터 기획부의 나채이 부장은 “2017년 제주 특성화고 사망사건 이후 고졸 예정자에 대한 취업기준이 엄격해지면서 고졸 취업의 문이 좁아졌다”며 “실제로 2018년 기준 공기업 공채에 고졸예정자에 대한 취업 공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을 선도기업이나 강소기업에 취업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학습 위주의 실습 환경 탓에 고졸예정자를 이런 기업에 취업시키기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며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는 사실상 성인으로 구분되는 만큼 이에 발맞춘 실습 위주와 같은 제도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같은 학교의 김현영 교사는 “현재 재학 중인 아이들에게는 멘토링을 해줄 수 있지만 졸업한 학생들에게는 그런 도움을 주기가 쉽지 않다”며 “지원 방안보다는 비정규직이 아닌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현실성이 결여된 정부 정책의 최종 피해자는 결국 학생들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특성화고 학생들 역시 이 부분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 울산 소재 특성화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18) 군은 “졸업 후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2~3년 뒤에는 군대를 가야하기 때문에 직장에 다시 복귀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을 가기 싫은 게 아니라 사회의 시선이 고졸 취업자를 단순한 저임금 노동자로 보는 것 같아 진로에 대한 불안함이 심하다”며 “정부가 내놓은 것은 우리 학생들의 입장을 배려한 게 아니라 단순히 취업률을 끌어올리려고 내놓은 대책 같다”며 “고졸 취업자들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사회의 인식을 바꿔주는 게 먼저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광신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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