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 탈(Taal) 화산에서 14일(이하 현지시간) 용암이 800m 높이까지 치솟아 앞으로 더 강력하고 위험한 폭발 가능성을 예고했다. 화산 용암활동이 계속 진행되고 폭발이 발생할 징후가 있어서 이번 필리핀 화산 폭발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는 “14일도 용암활동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분화구 주변이 새로운 균열을 생기고 있다”며 또한 “균열과 떨림을 비롯해 더 크고 위험한 폭발이 발생할 징후가 보이고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필리핀 당국은 지난 12일 탈 화산 폭발 직후 경보 수준을 4단계로 격상하고 수시간 또는 수일 내에 위험한 추가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높은 경보 수준인 5단계는 위험한 폭발이 진행 중인 상황을 의미한다.
이날 화산 폭발 인근 지역 반경 14km 내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주민과 관광객 3만 여명이 이미 대피해 마을이 텅 빈 가운데 화산재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화산지진연구소는 탈 화산에서 800m 높이의 짙은 회색 증기가 분출되고 있고 일대 지역에서 화산 폭발이후 3일 동안 200여 차례의 지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지진활동은 지반에 마그마가 지속적으로 유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로 인해 폭발적인 활동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면서 “마그마 수위 증가 속도는 화산의 강력한 폭발 시기를 예측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정부는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로 인해 847명의 목숨을 잃었던 상황처럼 피해가 커질까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1991년 화산 폭발 당시 산 전체가 무너졌다”며 “폭발로 인해 인근 지역에 추락할 화산 파편이 우려되고 그때 같은 일이 없길 바라지만 화산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번 탈 화산 폭발로 파괴된 바탕가스주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학교는 휴교에 들어갔고 주 정부의 업무도 중단됐다. 이번 화산 폭발로 인해 화산재와 용암을 내뿜으면서 탈 섬에 있던 동·식물이 이미 폐사했다.
마크 팀발 필리핀 국가재해위기관리위원회(NDRRMC) 대변인은 14일 필리핀 AN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을 가장 먼저 대피시킨 다음 동물을 구조하려 했지만 구조대원들이 다시 현장에 돌아가려 했을 땐 상황이 악화돼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팀발 대변인은 “우리는 공중 관찰 결과 화산의 동·식물들이 이미 죽어있다는 통보를 받았고 구조대원들은 현장으로 다시 돌아갈 이유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탈 화산섬은 이제 무인지대로 간주될 것이고 그 곳에선 지역사회가 재건될 수 없다. 그 섬을 떠난 사람들은 다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화산 폭발로 인해 대피한 주민과 관광객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탈 화산 폭발로 인한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고 한국 교민 중에서 피해를 본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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