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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미래세대의 한탕주의(中-20대)
20대의 씁쓸한 과소비…“아등바등 산다고 미래 바뀌나”
부동산폭등·경기침체 등 현재지향 과소비…‘미래에 대한 회의주의’
이하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03 00:05:59
▲ 최근 20대들 사이에서 타인에게 인정받고 스스로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경제력을 벗어난 과한 소비를 일삼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학 내부 전경(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부장|강주현·이지영·이하은 기자]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과소비 행태가 점차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대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의 인생을 즐기자는 ‘욜로(YOLO)’ 문화의 확산에 힘입어 최근 20대들은 미래를 위한 저축보다는 현재를 지향하는 소비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과시한다’는 의미를 지닌 ‘플렉스(flex)’ 문화의 확산으로 일종의 ‘과시욕’까지 더해져 20대의 과소비 행태는 그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경제력을 벗어나는 소비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점이다. 빚을 내 해외여행을 가거나 명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건전한 경쟁조차 적폐로 간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다보니 스스로 성장을 포기하게 되고 자연스레 미래를 포기하는 일종의 ‘회의주의’가 과소비를 통해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욜로·플렉스에 열광하는 20대…빚내서 명품사고 해외여행 간다
 
최근 20대를 중심으로 명품소비 문화가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빅데이터 컨설팅 컴퍼니 롯데멤버스가 명품 쇼핑 트렌드를 주제로 한 2019년 3분기 ‘트렌드Y 리포트’에 따르면 20대의 명품구매 건수는 최근 2년여 동안 7.5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명품시장 성장률 3.5배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150만원 미만, 300만원 미만 가격대 제품의 소비가 특히 늘었다. 해당 가격대는 명품시장에서는 비교적 중가의 제품으로 분류된다. 경제적으로 여력이 부족함에도 명품브랜드를 구매하고 싶어하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 명품시장을 주도했음을 방증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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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보고서는 20대의 명품열풍 원인으로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서로 경제력을 과시하는 문화의 확산을 꼽았다. 힙합 문화에서 래퍼들이 부를 뽐내는 모습에서 유래해 최근 젊은 층에서 ‘과시하다’의 의미로 사용되고 ‘플렉스(flex)’ 문화가 20대의 명품열풍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트렌드Y 리포트에 따르면 20대에서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신’, ‘사고 싶은 물건을 사야 직성이 풀린다’,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내리는 평가가 중요하다’ 등의 응답 비율이 타 연령층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소비트렌드에 대해 김한나 충남대 의류학과 교수는 “현재의 20대는 기존의 밀레니얼 세대에서 이어지는 Z세대가 중심을 이루며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특징을 갖고 있다”며 “이들의 적극적인 SNS 활동은 타인에게 보이는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20대들은 자신의 네트워크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타인에게 인정받길 원하는 욕구가 강하다”며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기 위해 명품을 구매한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어차피 노력으론 힘들어”… 미래에 대한 회의감이 현재지향형 과소비행태 양산
 
20대의 명품소비 문화는 단순히 지위를 상징하는 수단에 가까웠던 기존의 명품소비 문화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로지 개인의 만족만을 중시하는 개인주의와 미래를 포기한 회의주의가 결부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 씨(27)는 “좋아하는 가수를 보기 위해 해외여행을 간 적이 있다”며 “빚은 최대한 안 만들려고 노력 중이지만 그래도 정말 여행을 가고 싶다면 500만원 정도의 소액 대출은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벌이가 크지 않아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축의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주식이나 투자도 꽤 하는 듯하고 결혼 생각이 있는 친구들은 잘 모으고 있지만 돈 없으면 결혼 안 한다는 사람들도 꽤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 씨(28)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어차피 이 돈 모아서 뭐하냐는 회의주의 때문에 지금의 행복을 위한 소비를 하는 편이다”며 “주변의 친구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대의 현재 만족에 치중한 소비의 이면에 미래에 대한 좌절과 회의감이 자리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젊은층들의 과도한 명품소비 등 과소비 행태는 노력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미래에 대한 회의감에서 비롯된 현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백화점 중앙에 자리한 명품관. ⓒ스카이데일리
 
정 씨는 “젊은층들 사이에선 서울에 집 마련은 부모님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하고 침체된 경제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하다”며 “이러한 생각 때문에 ‘현재라도 즐기자’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수의 전문가는 이러한 요인에 기인한 명품소비 문화는 자칫 도가 지나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과소비에 무뎌지다 보면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빚을 내 명품을 구매하거나 해외여행을 가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20대 세대가 미래에 대한 기대나 준비 없이 현재만을 살아가는 현상이 미래 사회의 불안정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 교수는 “사회의 기준보다는 자신의 취향과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은 취업난이라는 사회적 상황과 불안정한 현실과 마주한 결과로 보인다”며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보다는 명품이든 고가의 한정판 제품이든 현재 자신이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것에 과감히 지갑을 열게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소비를 통해 이상적인 자기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하는데 이상과 현실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불만족이 더 커지고 이를 더욱 과도한 소비로 채우면서 경제적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다행히 젊은층의 소비 트렌드가 명품에만 집중돼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 윤리적 소비도 함께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SNS 등을 통해서 무게중심을 바꿔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경제정책으로 경기가 호전된다면 20대들이 더욱 희망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넓은 시야를 갖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하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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