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임현범 부장|강주현·이지영·이하은 기자]문재인정부의 규제일변도 부동산 정책이 시장 부작용뿐 아니라 사회적인 기현상까지 낳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연애·결혼·출산 포기, 이른바 ‘3포’ 현상을 부추기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급부상했다. 높은 내 집 마련 문턱에 좌절한 30대들이 일찌감치 연애부터 결혼 출산까지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연애·결혼·출산 ‘3포’ 부추기는 높은 집값… 결국 겉만 번지르르한 싱글라이프 선택
최근 결혼적령기를 맞은 30대들 사이에서 현실적 쾌락에 치중한 소비행태를 보이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 부동산 규제로 집값이 치솟고 대출까지 막히자 일찌감치 결혼을 포기한 채 홀로 호화로운 생활을 택하는 이들이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17년 5월(6억635만원) 대비 2억9117만원 오른 8억9751만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11월 말을 기준으로 서울의 미분양은 176가구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의 가격 급등에 5분위 배율이 6.8로 9년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5분위 배율은 5분위(하위 20%) 아파트 평균가격을 1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집값이 폭등하는 가운데 대출까지 막히자 30대는 일찌감치 집 구매를 포기하고 전·월세로 살면서 현실적으로 구매 가능한 고가의 명품·외제차 구매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의 연령별 명품 신장률 통계에 따르면 30대는 △2016년 (4.6%) △2017년 (10.1%) △2018년 (14.1%) △지난해 1~10월 (15.9%) 등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명품 매출액에서 30대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소비 패턴도 과감해져 관련 시장의 큰 손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30대의 외제차 구매 건수도 급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국토교통부 신규 등록 기준) 24만4780대 가운데 개인이 구매한 차량은 총 15만3677대로 집계됐다. 이 중 30대가 5만645대(33.0%)를 구입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중고차 딜러인 이한산 씨는 “최근 들어 고가의 외제차를 찾는 30대 손님들이 늘어난 편이다”며 “소득이 적어 할부로 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2인승 스포츠카 등 혼자 타는 차량을 찾는 이들도 많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전·월세 사는 30대, 할부로 구찌 명품백 매고 벤츠·아우디 탄다
서울에서 자취하는 간호사 배하영 씨(38·여)는 “돈을 모으기 어려워 결혼도 포기한 마당에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며 “최근에는 명품구매를 통해 만족감을 얻고 스트레스도 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에도 프라다 명품 가방을 주문했다”며 “200만원이 넘는 고가의 명품은 신용카드 할부로 구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치원 교사로 근무 중인 김미경 씨(40·여)는 얼마 전 구찌 등 수백만원대의 명품 가방을 대량 구매했다. 김 씨는 “월급을 타서 번 돈으로 해외 직구를 통해 명품가방을 대량 구매했다”며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지만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애·결혼·출산에 대한 책임감보단 당장 사고 싶은 것을 사며 행복을 만끽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남성들은 명품보다는 고가의 외제차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임 업계에 종사 중인 정현우 씨(39)는 “나이가 마흔에 가깝지만 일찌감치 포기한 탓에 결혼을 하지 않았다”며 “가정을 꾸리려면 집도 구해야 하고 돈이 많이 들 텐데 그럴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가정을 위해서 들어갈 돈도 없고 해서 주말에 드라이브도 할 겸 인생을 즐기자는 생각으로 얼마 전 고가의 외제차를 리스로 구매했다”며 “연봉은 3600만원인데 월 리스료는 매달 55만원 나가며 별도로 자동차 보험료가 1년에 150만원 지출이 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에 종사중인 이상연 씨(36)는 “어차피 대출이 어려워 내 집 마련은 아예 포기한 지 오래다”며 “얼마 전에는 소소한 재미라도 누리기 위해 중고 외제차를 할부로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입 당시 차량가의 초기 30%를 선입금하고 월 40만원이 넘게 할부금을 갚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주언 안양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30대들은 연애와 결혼, 출산 등을 위한 보금자리 마련을 목표로 열심히 돈을 모았다”며 “하지만 최근엔 집값이 급등하고 대출까지 막히면서 현실적으로 집을 소유하기 어렵다 생각하고 일찌감치 결혼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저축을 해야 하는 목적의식도 낮아져 나를 위한 소비에 열중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소유할 수 없는 집을 포기하고 조금만 무리한다면 충분히 구매 가능한 명품이나 외제차 등을 소비하면서 결혼이나 출산에서 얻는 만족감을 대신 얻으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영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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