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오명 벗나…CJ대한통운, 분류인력 2259명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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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말 기준 목표 인력 4000명의 약 56.4% 해당 수준
“빠른 인수지원인력 투입 완료 위해 집배점, 택배기사들과 소통”

이창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29 14:12:43

▲CJ대한통운은 지난 21일 기준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 보호 종합대책’에 따라 투입된 인수 지원인력(분류작업인력)이 2259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잇따른 택배종사자 과로사가 속출했던 국내 최대물류기업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 및 종사자 보호 종합대책' 이행 상황을 공개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1일 기준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 보호 종합대책’에 따라 투입된 인수 지원인력(분류작업인력)이 2259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CJ대한통운이 계획한 내년 3월 말 기준 목표 인력 4000명의 약 56.4%에 해당하는 수준에 달한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택배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 택배 종사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인력은 충원되지 않으면서 장시간 고된 업무에 내몰리다보니 결국 과로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CJ대한통운은 택배 종사자들의 거듭된 죽음에도 불구하고 근무처우 개선 및 인력 충원 등 과로사를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외면하고 있다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지난 10월 기자회견에서 “몇 마디 말로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이은 택배기사님들의 사망에 대해 회사를 맡고 있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 보호 종합대책’을 통해 택배기사 인수업무를 돕는 분류지원 인력 4000명을 다음 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한다고 전했다.

이날 CJ대한통운에 따르면 각 지역별로 추가 배치된 인수지원인력은 수도권 1337명, 경북 223명, 경남 265명, 충청 216명, 호남 218명 등이다. 인수지원인력은 서브터미널에 설치된 ‘휠소터’로 자동 분류되어 자신의 앞으로 온 택배 상자를 택배기사가 차량에 싣기 좋도록 쌓아두는 일을 하는 ‘상품인수 보조 작업자’를 가리킨다.

택배기사, 집배점별 작업 방식과 요구 수준 및 개별 터미널 사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하루 작업시간은 통상 4~6시간 정도다. 이에 따라 택배기사들의 전체 작업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다른 택배 기업과 달리 서브 터미널에 휠소터 도입이 완료됐고, 1600억원을 들여 소형상품 자동분류기인 ‘MP(멀티포인트)’를 추가로 도입하고 있다. 지난 10월말 이후 4개소에 추가 설치돼 현재 도입 완료된 서브터미널은 39개소로 증가했으며, 내년에는 79개소까지 늘리기로 했다.

자동화 확대로 현장에서는 전체 인원이 한꺼번에 나와 상품을 인수하던 과거 형태의 작업은 대부분 사라졌고, 인수작업 강도도 크게 낮아졌다. 여기에 인수지원인력까지 투입되면 택배기사들은 인수작업에 들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추가적인 작업강도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택배기사 스스로 배송개시 시간, 배송방식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도 커질 전망이다.

그동안 CJ대한통운은 분류인력 추가 투입을 위해 전국 2000여개 집배점과 인수지원인력 투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협의와 구인이 완료된 지역부터 투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대다수 서브터미널이 도심 외곽지에 위치하고 있고, 최근 코로나19 확산세 등과 맞물려 현장의 구인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 변수로 작용한다. 부지 이전을 앞둔 일부 서브터미널의 경우 집배점과 택배기사 합의 하에 투입시기를 미루는 곳도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장의 다양한 변수와 구인난에도 불구하고 좀 더 빠르게 인수지원인력 투입을 완료하기 위해 집배점, 택배기사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택배기사 및 종사자 보호대책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으며 진행과정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건강한 택배기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일 적정 배송량을 산출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1월부터 택배기사 무상 건강검진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뇌심혈관계 검사 항목도 추가하게 된다. 안전보건공단 산하 근로자건강센터와 협력을 통해 건강검진과 연계한 뇌심혈관질환, 근골격계 질환, 직무 스트레스 등의 건강상담도 제공하기로 했다. 해당 비용은 CJ대한통운이 전액 부담한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창현 기자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