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폐지에 1분기 국산 PHEV 내수 판매 ‘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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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전기차 보급 확대 위해 PHEV 보조금 올해 폐지
유럽·미국 등 글로벌 PHEV 시장 규모 확대 추세 역행
“수입 PHEV 내수 판매 느는데”…국산 車 판매량만 폭락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18 13:32:13

정부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국산 PHEV 판매량이 0대로 급락했다. 반면 전 세계 PHEV 시장은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1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산 PHEV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량은 0대다. 2019년 376대가 판매됐던 국산 PHEV는 지난해 235대로 차츰 줄어들다 올해 들어 0대로 폭락했다.

업계는 올해부터 시작된 PHEV에 대한 저공해차 구매 보조금 폐지 영향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까지 지급하던 PHEV 보조금을 폐지했다. 지난해 PHEV 보조금 규모는 300대 한정으로 1대 당 500만원이었다.

그러나 자동차 주요 시장인 유럽, 미국, 중국 등에서는 경기 회복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PHEV를 포함한 전동차 보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은 경기 회복을 위해 순수 전기차(BEV)와 함께 PHEV의 정부 지원금을 올해에 한해 2배로 올리고 2025년까지 일정 수준의 보조금을 유지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2019년 폐지했던 PHEV 보조금을 재개했고 중국 역시 지난해 말 폐지할 예정이던 신에너지차(NEV)에 대한 보조금 지급,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적용을 내년 말로 연장했다.

미국은 PHEV를 포함한 무공해차(ZEV) 보급 확대를 위한 보조금 지급 등 관련 제도를 정비 중이다.

이처럼 우리 정부와 주요 국가의 정책적 온도차로 인해 국내 PHEV 시장은 빠르게 작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글로벌 PHEV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PHEV 판매량은 2019년 52만3844대에서 지난해 90만9519대로 73.6%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독일과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 유럽에서는 2019년 19만4924대의 3배에 달하는 57만8477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게다가 내수 판매와 대조적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올 1분기 PHEV 수출은 9834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7274대 대비 35.2% 증가한 수치다.

내수 시장에서 국내외 완성차 업체 간 PHEV 판매량도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 PHEV의 경우 올해 1분기 5287대가 팔려 지난해 동기 대비 424.5%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만467대가 판매되며 2019년 4879대 대비 114.5% 늘었다. 유럽 등 해외에서 다양한 차종에 PHEV를 적용하고 이를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로 들여와 판매 차종이 늘면서 PHEV 내수 판매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모델 대부분은 2020년 이전에도 보조금 대상이 아니었고 고가의 모델이 많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에 덜 민감하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2종 저공해차로 분류되는 PHEV와 하이브리드차(HEV)는 높은 연비를 위해 내연기관 엔진을 전기모터가 보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PHEV가 상대적으로 더 큰 용량의 배터리와 모터가 탑재되기 때문에 연비가 더 높은 반면 차량 가격 역시 더 비싸다.

기아 니로 PHEV를 구매할 때 종전처럼 500만원의 보조금을 받는다면 HEV 모델 가격에 약 200만 원만 더 주면 구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보조금이 없어지면서 실제 구매 가격에서 HEV 모델과 700만원이나 차이가 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폐지로 인한 가격 부담과 충전 접근성에 대한 우려가 경제적인 차량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의 PHEV 구매 의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PHEV가 HEV와 차별화된 연비와 주행 성능을 발휘하려면 충전 인프라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