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혜택 못 받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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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세무테크

서류상 같이 거주하는 자녀가 취득한 주택 有…1세대 2주택자에 해당
“자녀와 실거주 아니야”…국세청에 양도세를 돌려받기 위해 경정청구
조세심판원 “국세청 처분에 잘못 있어”…양도세 다시 돌려받게 돼

이재명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5-17 11:10:14

1세대 1주택에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고 못 돌려받을 뻔한 사연

남편을 일찍 여의고 혼자 자녀들을 키워낸 노모에게 뜻하지 않는 고난이 닥친 내용을 살펴보자.

김씨는 30대에 남편을 여읜 후 남겨진 어린 아들 둘을 데리고 어렵사리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 아들들은 장성하고, 김씨는 몸이 예전만큼 편치 않아 간혹 가다 구청에서 제공하는 공공일자리에서 일할뿐이었다. 그나마 재산이라고는 24년 전에 경매로 취득한 서울의 아파트 한 채가 전부였는데 함께 살던 둘째 아들은 독립하겠다며 훌쩍 혼자 떠나버렸다.

김씨는 아파트를 팔고 나서 세무사를 통해 양도소득세를 신고했다. 당연히 1세대1주택자로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 줄 알았지만 아들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아들이 3년 전에 김씨 모르게 취득한 주택 때문에 김씨도 1세대2주택자가 된 것이다. 김씨가 아파트를 팔기 4개월 전에 독립하겠다며 주민등록 주소지도 바꾸지 않아 서류상으로는 아직 김씨와 같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됐었다.

김씨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을 적용해 7000만원의 세금을 신고했는데 분납을 신청해 3500만원만 우선 납부했다. 그리고 세무사를 통해 둘째아들이 실제 김씨와 거주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면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관련증빙을 통해 국세청에 이미 납부한 양도세를 돌려달라며 경정청구를 신청했다.

그런데 국세청은 김씨의 경정청구를 거부했다. 김씨와 아들이 주민등록상 동일세대였고, 전산조회에서도 김씨의 소득발생 내역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들이 실제로 자신과 거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아들의 주유비 내역을 포함한 신용카드 내역도 제출했다.

국세청은 김씨 아들의 집에서 직장까지 매일 왕복 40km를 운전할 정도의 주유비는 아니라고 판단했고, 주로 주말에만 신용카드를 사용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게 여겼다. 국세청의 경정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씨는 조세심판원을 찾아갔다. 심판관회의에 출석해 아들과 별도세대였다는 정황을 진술하고, 1세대1주택 비과세를 적용해달라고 하소연했다.

김씨가 독립된 생계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유족연금 내역을 통해서도 확인됐고, 아들도 40대 후반의 직장인으로 독립된 생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주유비 내역이나 신용카드 사용지역도 아들이 본가가 아닌 자신의 집에서 지냈다는 사실을 입증할 정도라고 판단했다. 결국 조세심판원은 경정청구를 거부한 국세청 처분에 잘못이 있다는 결정을 내렸고, 김씨는 양도세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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