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탈 쓴 종신보험… 금감원 ‘소비자경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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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20대 사회초년생, 불완전판매 관련 보험 민원 다수
“종신보험, 사회초년생 목돈 마련에 부적합… 신중히 가입해야”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08 14:23:00

#. A씨는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임에도 B은행 직원으로 소개하며 브리핑 영업을 실시했다. C회사 직원들을 모아놓고 성희롱예방교육을 짧게 하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므로 좋은 상품이 많다고 하면서 종신보험을 최저보증이율이 높은 적금상품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비를 많이 떼어 간다는 사실과 사망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에 접수된 불완전판매 관련 보험 민원에서 10·20대 사회초년생들의 종신보험 가입 후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초년생들이 목돈 마련, 재테크 등에 관심이 높다는 점을 이용해 모집인이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처럼 설명해 가입을 권유한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제재에 나섰다.

8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일부 모집인들이 10·20대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종신보험을 보장성보험이 아닌 저축성보험으로 설명해 가입을 유도한다는 민원이 많다”라며 소비자경보‘주의’를 발령했다.

지난해 하반기 금감원에 접수된 불완전판매 관련 보험 민원은 총 4695건으로 종신보험 비중(3255건·69.3%)이 가장 높았다. 이밖에 연금·저축보험(12.0%), 건강·질병보험(3.7%) 등의 민원이 발생했다.

종신보험의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은 10·20대의 비중이 36.9%(1201건)로 연령대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 밖에 △30대 26.4% △40대 16.0% △50대 8.5% △60대 이상 1.8% △연령 미입력 등으로 파악이 불가능한 10.4% 등으로 나타났다.

10·20대 민원 대부분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설명을 듣고 가입했다며 이미 납입한 보험료의 환급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일부 생명보험사 민원의 경우 10·20대의 상당수가 법인보험대리점(GA)의 브리핑 영업을 통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GA 브리핑 엽업은 모집인이 직장 내 세미나, 워크숍 등을 통해 단시간 내에 상품을 설명하고 가입을 유도하는 영업방식으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금감원은 “종신보험은 본인(피보험자) 사망 시 유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한 보장성 보험이다”라며 “저축성보험과 비교하여 보다 많은 위험보험료(사망 등 보장) 및 사업비(모집인 수수료 등)가 납입보험료에서 공제되므로 저축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상품설명서에 관한 판매자의 설명을 충분히 듣고 이해한 후에 가입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3월 25일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은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계약체결을 권유하거나 소비자가 설명을 요청하는 경우, 판매자에게 금융상품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에게 설명서를 제공하는 한편 설명한 내용을 소비자가 이해했음을 서명·기명날인·녹취 등의 방법으로 확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금감원은 금융상품에 관한 광고 자료와 관련해 판매자와 어느 회사 상품인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소비자에게 주문했다.

금감원은 종신보험 민원에 대한 모니터링과,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 다발 보험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보험사에서 자체적으로 내부통제기능을 강화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김학형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