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로 보험금 받아 도박빚 갚게 한 조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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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백내장 수술 보험사기 주의보… 사기 혐의 건수·금액 급증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09 18:58:43

▲ 최근 백내장 수술을 이용한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백내장 수술을 이용한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기업형 브로커 조직부터 조직폭력배까지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주의를 당부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최근 백내장 수술 보험사기 가능성 분석과 대응 방안 등을 담은 공문을 보험사들에 발송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백내장 수술 건수에 견줘 백내장 수술 보험금이 급증하는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백내장 수술 건수는 2015년 49만건에서 2019년 69만건으로 40% 증가했는데 수술 보험금은 2016년 1700억원에서 2020년 7790억원으로 354%나 증가했다.

백내장 수술 보험금이 급증한 이유는 일부 안과가 비급여 항목인 검사비, 다초점 렌즈 비용 등을 높여 수술비용을 과다하게 책정하는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실제로 평균 백내장 수술 비용은 2016년 128만원에서 지난해 228만원으로 78%나 급증했다.

이와 함께 환자가 실손의료보험 외에 수술 특약 등 본인 부담 치료비를 넘어 보험금을 탈 수 있는 구조도 원인으로 꼽혔다.

보험사에서 백내장 수술 보험사기 혐의를 포착하고 금감원에 보고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보고된 관련 혐의는 69건에 205억원으로 2018년 39건, 26억원에서 각각 77%, 688% 증가했다.

기업형 브로커 개입과 조직폭력배 연루가 보험사기의 대표적인 사례다. 주로 100~150명 규모의 브로커 조직이 법인 형태로 병원과 광고 마케팅 계약을 맺은 후 보험 가입 내용에 따라 치료 방법을 설계하고 병원으로부터 수수료를 편취하는 방식이다.

이런 조직은 통원 검사를 했는데도 보험급 지급 한도가 높은 입원 검사로 조작하거나 비급여인 다초점 렌즈비를 높여 수술비를 과다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조직폭력배가 도박장에서 빚을 진 사람들을 상대로 보험설계사와 짜고 안과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게 한 후 보험금으로 도박 빚을 탕감하는 사례도 있다.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은 분석 자료를 통해 “브로커를 이용해 수수료를 지급한 경우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은 가능하나 백내장 수술이 불필요하다는 것은 전문의 진단영역이라 보험사기를 증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보험사에 기획조사를 통해 보험사기 적발에 주력하는 한편 계약 심사 등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최근 5년간(2016∼2020년) 백내장 수술 보험금 수령자 44만6000명 가운데 보험사기 전력자는 3.8%인 1만7625명(412억원)이었다.

[김학형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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