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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야심차게 선보인 통합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이 소비자 기만 논란에 휩싸였다. 제품 정보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아 소비자를 오인케 구매를 유도한 데 이어 뒤늦게 이를 알아챈 소비자의 환불 요구에도 거짓으로 일관한 채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판을 사고 있다.
롯데온이 출범한 이후 서비스 관리부실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잇따라 불거져 나오면서 비판의 화살은 롯데그룹 이커머스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나영호 대표를 향하고 있다. 앞서 롯데온 사업을 총괄해온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전무)이 사업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롯데온의 관리부실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혼수 준비하다 소비자 분통…“롯데온서 구매한 TV…알고 보니 가정용 아닌 커머셜용”
결혼을 앞두고 있던 이경영(34·가명) 씨는 지난달 혼수를 장만하기 위해 롯데온에서 LG전자의 TV를 80만원에 구매했다. 타 쇼핑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구매 후 TV화면이 너무 어두운 것을 알아채고 LG전자에 문의한 결과 가정용 TV가 아닌 커머셜 TV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롯데온에서 판매 당시 해당 제품이 커머셜 TV라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사전 고지하지 않은 채 판매한 것이다.
커머셜TV는 상업적인 용도로 쓰이는 TV다. 보통 호텔, 리조트, 펜션 등 숙박업소와 병원, 사무실, 학교 등에서 사용된다. 가정용TV보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TV 업그레이드, 넷플릭스 기능 등이 없다.
이 씨는 “TV에서 어두운 장면 속 등장인물이 어두운 옷을 입고 있으면 아예 보이질 않는다”며 “판매자 측이 커머셜 TV라고 고지했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 것이다. 판매창에는 넷플릭스 기능은 사용하기 어렵다는 말만 있었을 뿐 커머셜 TV라는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롯데온의 소비자 응대와 관련해서도 불만이 터져나온다. 이 씨가 LG전자로부터 커머셜TV라고 확인을 받았음에도 롯데온은 판매자의 말만 듣고 해당 제품은 가정용TV가 맞다며 오히려 LG전자에 책임을 전가했다는 것이다. 판매자의 단순 실수가 아니라 롯데온이 의도적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이 씨는 “롯데온에 수차례 환불을 요청했지만 알아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제품 판매자로부터 해당 제품은 커머셜TV가 아닌 가정용TV가 맞다고 하니 LG전자에 문의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의 금지)에 따르면 사업자 등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오인할 우려가 있는 표시 광고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특별히 작은 글씨로 기재하거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기재하는 것 역시 법 위반이며 표시 광고내용이 진실성(속임), 소비자의 상품선택 오인성, 공정거래 저해성에 해당된 경우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에 해당돼 계약해제 등을 요구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잘못된 정보를 기재하는 것은 표시 광고법에 위반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상세설명서에 기재를 해 놓았더라도 소비자가 알아차리기 어려운 곳에 있다면 공정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는 중요정보고시를 통해 사업자가 이를 위반 했을 때 과태료나 처벌이 가능하다”면서도 “그러나 커머셜 TV인지 가정용 TV인지 이를 표시 안한 경우는 표시 의무화 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현행법 위반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커머셜TV인지 가정용TV인지 표시하는 건 의무화 사항이 아니다 보니 롯데온에선 이를 의도적으로 고지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저렴한 가격만 보고 구매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음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해당 상품의 구매 후기란에는 이 씨와 같은 피해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정용 TV가 아닌 탓에 화질이 깨져 눈이 아파 TV를 못 볼 지경인데도 환불을 할 수 없어 억울하다는 반응 일색이다.
이와 관련해 스카이데일리는 롯데쇼핑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부재중’이라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롯데그룹 이커머스 ‘롯데온’, 출범 이후 소비자 불만 속출…나영호 구원투수 무색
지난해 4월 롯데그룹이 출시한 롯데온은 오픈 첫 날부터 ‘접속불가’ 사태를 겪은데 이어 소비자 불만이 되풀이되면서 숱한 부실관리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해 6월 재고 면세품 판매와 10월 할인행사 때에도 서버다운이 일어나 소비자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롯데온은 허위광고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롯데온에서 ‘복합기’라고 광고한 상품이 알고 보니 단순 ‘프린트’였다. 소비자는 허위광고라며 롯데온 측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롯데온 측은 상세설명서를 제대로 안 읽어 봤냐며 소비자 과실을 운운해 비판의 화살을 맞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 비해 롯데온은 환불이나 교환에 따른 고객 응대(CS) 시스템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고객센터 연결 자체가 어렵고 연결이 되더라도 판매처와 직접 연결해주지 않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롯데온 출범 이후 사업을 총괄해왔던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전무)는 사업 부진의 책임을 지고 2월 사퇴했다. 뒤를 이어 롯데온 수장으로 나영호 대표가 선임됐지만 여전히 롯데온을 둘러싼 크고 작은 소비자 불만과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어 그의 경영자질론마저 거론되고 있다.
나 대표는 1996년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입사해 롯데닷컴 창립 멤버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조 전 대표가 롯데온 사업 부진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만큼 나 대표는 롯데의 이커머스 사업을 혁신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제대로 된 구원투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롯데온으로 대표되는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부의 1분기 매출은 280억원으로 전년대비 41.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무려 290억원으로 적자 폭이 2배 가까이 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이커머스로 대변되는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하게 됐다”며 “상대적으로 온라인 시장 진출에 뒤쳐졌던 롯데가 롯데온을 통해 온라인 유통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경쟁사보다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출신인 나 대표까지 영입했지만 끝내 불발되는 등 나 대표 역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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