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尹 X파일’ 野에 책임 돌려… 국민의힘 “구태 선동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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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 “홍준표, 내용 가장 잘 알 것”… 洪 “본적도, 알지도 못해”
‘공안통’ 황교안, 출처 의혹에 발끈…“말할 가치 없는 이야기”
尹 “괴문서로 정치공작 말라”… 법세련, 최초작성자·宋 고발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23 15:36:00

▲ 4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를 위해 본인 확인 절차를 행하고 있다. [사진=황정아 기자] ⓒ스카이데일리

‘윤석열 X파일’ 의혹을 처음 꺼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야권에 돌연 책임을 돌렸다. 국민의힘에서는 구태 선동정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송 대표는 2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해당 문건에 대해 “그동안 검찰총장 인사검증 과정에서 야당 내부에서 여러 자료를 정리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홍 의원의 실명을 거론했다. 송 대표는 ‘X파일이 야당의 주류, 비주류 간 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홍 의원이 (X파일 내용을) 가장 잘 알 것이다.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의) 검찰 후배이고 (윤 전 총장이) 지난 여름에 무엇을 했는지 다 아는 분이 바로 홍 의원이다”고 했다. 송 대표는 ‘민주당에서 만든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송 대표가 무엇을 근거로 X파일에 대해 제가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는지 모르지만 X파일을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강력 부인했다.

윤 전 총장의 검찰 선배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X파일 출처 의혹을 사고 있으나 강하게 부인했다. 황 전 대표는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검찰 공안라인이 특수라인에 밀리자 흘렸고 출처로 황 전 대표가 거론됐다는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말할 가치도 없는 얘기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대검 중수부 1·2과장 등을 지낸 대표적 특수통인 반면 황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 공안통이다.

황 전 대표는 다만 X파일에 대해 “(윤 전 총장) 검증의 시간이 다가온 것 같다. 정말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과감하게 돌파하는 순간이 다가오는 것 같다. 잘못이 없다면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면서 큰 길을 함께 갔으면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즉각 반발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3일 구두논평에서 “송 대표가 X파일을 언급하며 뜬금없이 파일 생산지로 야당을 지목했다. 구태의연한 선동정치다”며 “국민의힘은 X파일을 본적도 없음은 물론 전혀 무관하다. 윤 전 총장은 현재 우리 당원이 아니기에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당 김재원 최고위원은 “송영길 X파일이라고 해야 한다”며 출처로 민주당을 지목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X파일은 총 세 종류다. 하나는 ‘윤석열 X파일(목차)’이라는 제목의 6페이지 분량 PDF 파일이다. 여기에는 윤 전 총장과 배우자, 장모 신상정보 및 이들에 대한 비리 의혹이라는 내용이 정리돼 있다. 다른 두 개는 ‘윤석열 마누라’ 등의 제목을 가진 약 80개 문서 압축파일, ‘윤석열 누가 죄인인가’란 제목의 문서 파일이다. 때문에 X파일 작성자가 한 명이 아닌 복수일 것이라는 추측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X파일 논란에 대응을 하지 않았던 윤 전 총장 측도 입장을 표명했다. 윤 전 총장은 이상록 대변인을 통해 “공기관, 집권당이 개입해 (X파일을) 작성한 것이라면 명백한 불법사찰이다. 출처 불명 괴문서로 정치공작을 하지 말라”며 “진실이라면 내용, 근거, 출처를 공개하기 바란다. 저는 국민 앞에 거리낄 게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신원미상의 X파일 최초 작성자와 송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법세련은 23일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불상의 X파일 최초 작성자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송 대표는 X파일을 작성하도록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법세련은 ‘X파일’에 대해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아무런 근거도 없는 내용으로 작성된 지라시 수준의 허위문서임이 명백하다”며 “허위사실이 적시된 ‘괴문서’를 작성해 유포한 행위는 윤 전 총장과 그 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이므로 최초 작성자를 명예훼손죄로 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영길 대표는 지난달 ‘그동안 윤석열의 수많은 사건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장성철 공감과논쟁센터 소장은 입수한 파일(X파일)이 여권 쪽에서 작성된 것으로 들었다고 한다”면서 “이를 종합하면 해당 파일은 송 대표의 지시로 작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송 대표 지시로 X파일이 작성됐다면, 이는 명백히 권한을 남용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다”며 “대선주자에 대한 검증은 필수지만 검증을 빙자해 허위사실로 후보자와 가족들의 인격을 말살하고,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으로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건 검증이 아니라 비열한 정치공작이다”고 지적했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