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영향, 지난해 미국 투자 5000억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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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0년말 지역 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 해외투자 1.5조달러 ↑
외국인 한국 투자도 2932억달러 급증… 전년 증가폭 3배 이상 늘어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23 14:48:16

▲ 우리나라 국내 거주 개인과 법인이 미국에 투자한 돈이 지난해에만 1148억달러 늘어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서학개미’ 열풍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시중에 풀린 돈이 미국 주식에 투자됐기 때문이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딜링룸 모습.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우리나라 개인과 기업 등 국내 거주자가 미국에 투자한 금액이 5000억달러를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열풍이 분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0년말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준비자산을 제외한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조5197억달러로 1년 전보다 2072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잔액과 증가폭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대외금융자산이란 지난해 기업 등 우리나라 거주자가 외국의 금융상품을 사거나 직접투자를 한 금액 등을 말한다.

미국에 대한 투자 금액이 지역·투자형태를 가리지 않고 가장 많았다. 지역별 투자 잔액을 보면 미국이 전년대비 1148억달러가 늘어난 5345억달러로 전체의 35.2%를 차지했다. 이어 유럽연합(EU) 2919억달러(19.2%), 동남아 2015억달러(13.3%), 중국(1555억달러(10.2%), 중남미 1018억달러(6.7%)등의 순이었다.

투자형태별로 보면 직접투자 5009억달러 중 미국이 1180억달러(23.6%)로 1위, 동남아가 1087억달러(21.7%)로 2위를 기록했다. 증권투자도 미국이 3450억달러(48.9%)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EU가 1623억달러(23.0%)로 두 번째였다. 기타투자도 미국에 대한 투자가 646억달러(24.2%)로 동남아의 510억달러(19.0%)를 제치고 가장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주가 상승과 증권투자 확대, EU의 유로화 평가절상 등에 힘입어 해외투자가 크게 늘었다”며 “특히 서학개미 운동자금이 미국으로 몰려갔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국의 주가 변동률을 보면 미국에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이 각각 7.2%, 43.6% 뛰었고 EU는 -5.1% 하락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한편 외국인 또는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한 대외금융부채도 1조4967억달러로 전년 대비 2932억달러나 급증했다. 2019년 증가폭(935억달러)을 3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투자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4055억달러(27.1%)로 가장 많았고 EU가 3744억달러(25.2%), 동남아시아 2933억달러(19.6%), 일본 1032억달러(6.9%), 중국 748억달러(5.0%) 등의 순이었다. 특히 2019년 말보다 미국(842억달러), EU(763억달러), 동남아(704억달러) 등의 투자잔액이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30.8%나 급등하면서 국내주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투자형태별로는 직접투자에서 EU가 857억달러(32.3%), 증권투자는 미국 3346억달러(34.3%), 기타투자에서 동남아 802억달러(37.4%)의 비중이 각각 높았다.

한편 지난해 말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을 통화별로 분류하면 미국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이 8614억달러(5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로화는 1615억달러(10.6%), 위안화가 1104억달러(7.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형태별로는 달러화가 증권투자(4613억달러·65.4%) 및 기타투자(1985억달러·74.4%) 등에서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대외금융부채 중에서는 원화 표시 금융부채가 1조581억달러(70.7%)로 가장 컸고 달러화와 유로화가 각각 3525억달러(23.6%), 330억달러(2.2%)를 차지했다. 원화는 직접투자(2297억달러·86.7%), 증권투자(7957억달러·81.5%)에서, 달러화는 기타투자(1529억달러·71.3%)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