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광주 
제주 
목포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전형적 금수저
/아직 깨지지 않는 158주 연속 세계 1위
/어릴 적 꿈 이루자 미련없이 정상 떠나
/못사는 조국 선진화 위해 교육사업 투신
정상에서 박수 받을 때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정상에 서다보면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욕심을 갖게 되는 것은 인간이기에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박수를 받고 떠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많이 쓰는 말이다.
떠나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 많은 사람에게 아쉬움의 여운을 남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홀연히 떠난 사람의 존재를 더 아쉬워하고 그리워하게 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정상에서 박수를 받을 때 떠난 대표적인 선수는 멕시코 출신의 로레나 오초아가 꼽힐 만하다. 오초아는 역대 최고의 멕시코 여자 골퍼이자 최고의 라틴 아메리카 여자 골퍼로 불린다.
모두가 놀란 세계랭킹 1위의 은퇴
LPGA에서 무려 30승을 거둔 오초아가 은퇴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초아가 은퇴 의사를 밝힌 것은 그의 나이 28살 때였다. 나이로 봤을 때 얼마든지 투어를 더 뛸 수 있고,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어 경기력도 한창일 때 홀연 골프채를 접었기에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부동산 개발업자의 네 자녀 중 셋째로 태어난 오초아는 멕시코의 유명 휴양지인 과달라하라에서 자랐다. 속된 말로 전형적인 금수저였다. 어려움 없이 자란 오초아는 유명 코치의 레슨을 받아가며 다섯 살 때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골프에 대한 재주가 있었던지 여섯 살 때 처음 출전한 주 대회에서 우승했고, 일곱 살 때에는 전국 대회에서 처음 우승했다. 한 마디로 오초아는 될 성부른 떡잎이었다.
아마추어 시절 그의 경력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애리조나대학에 골프 장학생으로 입학한 오초아는 무려 129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러한 우승 경력 때문에 골프 명문인 애리조나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애리조나대학은 오초아보다 선배인 아니카 소렌스탐, 그레이스 박(한국명 박지은) 등 유명 골프 스타들을 숱하게 배출한 학교로 유명하다. 오초아는 대학 2학년 때인 2001년 10개 대학 대회에 출전해 8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미국대학스포츠협의회(NCAA) 최다 우승기록을 세웠다. 그 공로로 멕시코 대통령 비센테 폭스로부터 멕시코국민스포츠상을 수여받는 등 멕시코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한 시즌에 상금 400만달러 벌어
그는 2002년 2부 투어인 퓨처스 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한 뒤 2003년에 LPGA투어에 입성했다. 오초아는 LPGA투어에서도 거칠 것이 없었다. 2003년 우승 없이 LPGA 신인왕을 차지한 오초아는 2005년 웨그먼스 로체스터 LPGA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후 승승장구한 오초아는 메이저 대회 2승(2007년 브리티시여자오픈, 2008년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을 거두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교되기도 했다. 매년 3, 4승씩을 거둔 오초아는 2010년 5월 2일 마지막 라운드를 마치고 은퇴할 때까지 무려 27승을 거뒀다. 2006년과 2007년에는 AP통신이 선정한 ‘올해의 여성 선수’에 올랐다. 2007년 오초아는 소렌스탐의 이전 기록인 286만3904달러를 넘어 단일 시즌에 무려 400만달러 이상의 상금을 벌어들이는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이 기록은 10년이 넘은 현재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골프선수로서 오초아의 위대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초아는 2007년 4월 23일 당대 최고 선수인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2010년 5월 2일 28세의 나이로 은퇴할 때까지 158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역대 최장 기간 1위 기록으로 지금도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는 어렸을 적의 꿈과 포부를 일찌감치 이뤘기에 오초아는 미련이나 후회 없이 필드를 떠날 수 있었다.
저소득층 어린이 교육 위해 돌연 은퇴
은퇴에 앞서 2009년 12월 어렸을 적 남자 친구인 아에로 멕시코 항공사 사장 라바트티다와 결혼한 오초아는 LPGA투어 활동을 하는 바쁜 와중에도 2007년 오초아골프아카데미를 설립했고, 자신이 만든 로레나오초아재단을 통해 고향인 과달라하라에 초등학교를 무려 세 곳이나 개교했다. 이 초등학교는 재학생이 250여명이나 된다. 헐벗은 많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중요한 방법은 교육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에 일찌감치 재단을 만든 오초아였다.
뿐만 아니라 이듬해에는 고등학교를 세워 교육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교사들 급여나 수업료 등 모든 경비는 오초아가 골프로 힘들게 벌어들여 2007년에 세운 재단 지원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오초아가 교육에 헌신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호의호식하고 미국 유학까지 갔다왔지만 헐벗고 못사는 조국의 선진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교육밖에 없다는 숭고한 뜻을 프로 선수가 되기 이전부터 마음속에 지니고 있었다. 20대 여성이 가진 꿈 치고는 참으로 원대하고 갸륵했다. 오초아는 학교를 세우기 이전에도 저소득층 어린이 300여명에게 매년 장학금을 주고,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보는 해당 지역민에게 100만달러 이상의 수해의연금을 제공한 마음씨가 따뜻한 소녀였다.
오초아가 LPGA 선수로서 더 맹활약할 수 있었음에도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한 것도 자신의 개인적인 기록과 성과보다는 어린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교육 사업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 학교의 교육은 아이들의 창의성을 장려하고 정신 운동, 인지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지능을 계발하는 게 목적이다.
20대에 필드를 떠난 위대한 골퍼
오초아는 은퇴 한 뒤 그 흔한 스폰서 초청 선수로도 대중 앞에 단 한 번도 필드에 서지 않았다. 은퇴 이후 필드에는 두문불출이다. 세 자녀의 엄마로서 가정에 충실하고 영재 교육에만 조용히 헌신하고 있는 오초아다. 그는 "짧은 인생동안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야 했기에 젊은 나이에 은퇴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우승 숫자가 많고 기량이 뛰어나다고 해서 골프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당장은 우승자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지만 오랫동안 골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그만의 향기를 풍기는 선수가 되어야 함을 물론이다. 세계적인 골퍼에서 숭고한 교육 사업을 맹렬히 펼쳐오고 있는 오초아를 사람들이 위대하게 평가하고 존경하는 이유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7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