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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코로나로 고통 받는 취약계층

알맹이 빠진 숫자놀음 코로나 지원에 우는 韓사회 진짜 약자들

코로나 확산세에 장애인·노인 복지시설 운영 중단

복지사각지대 놓인 취약계층, 심리적 고립감 커져

“선진국의 복지는 취약계층에 대한 적극 선별지원”

김찬주기자(cj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7-19 14: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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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 수준인 4단계로 격상되면서 취약계층의 삶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장애인과 독거노인 등 사회적 보살핌이 필요한 이들은 갈 곳을 잃은 채 고독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야외로 나와 홀로 앉아 있는 한 노인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코로나 재확산 사태로 인해 전 국민이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취약계층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시설이나 기관 등의 운영이 중단된 탓이다. 갈 곳을 잃은 취약계층들의 육체적·심리적 고립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에 장애인 관련시설 운영 중단…굳게 닫힌 문 앞에서 서성이는 장애인들
 
당초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려 했지만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 12일 서울·수도권에 적용하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상향조정했다. 2주간 시행되는 거리두기 4단계 하에서는 오후 6시 이후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은 다시 밤 10시까지로 영업이 제한되고 클럽이나 나이트,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 유흥시설 및 유흥주점·콜라텍·홀덤펍 등은 영업이 금지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은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퇴근 이후의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며 자영업자들은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인·노인 등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일상도 크게 바뀌었다.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갈 곳을 잃은 채 방황하고 있다. 거리두기 4단계 이후에도 ‘아동·노인·장애인 돌봄’과 관련해서는 돌봄 공백 등을 고려해 모임 금지가 적용되진 않지만 현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 공공기관인 경기 부천시 장애인회관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 무료급식, 생활체육시설 등 모든 것이 셧다운 된 상태였다. 회관 관계자는 “발달, 신체장애인들이 갈 곳이 없어 간혹 문을 닫은 회관에 찾아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부천시 내동에 위치한 장애인회관. ⓒ스카이데일리
 
현재 대다수 기관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경기 부천시 장애인회관 관계자는 “장애인회관이 공공기관이다 보니 정부 방역수칙에 따라 현재 장애인과 관련된 모든 프로그램이 중단돼 필수근무자만 있는 상태다”며 “이곳은 발달장애인과 신체장애인에 대한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회원들이 코로나 4단계가 시작되고 적적하셔서 그런지 가끔 찾아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민간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시설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간혹 있지만 공공시설의 경우 정부지침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 그런데도 회원들이 찾아오시는 이유는 갈 곳이 없어서다”라며 “아마 회원들의 부모들도 생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설을 이용하는 취약계층들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한 장애인은 “가족이나 친지들도 만나지 못하고, 외출도 제약되고 회관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모두 중지되니 너무 답답하다”며 “나 뿐만 아니라 이곳 장애인들 대부분이 심리적 불안감과 우울감, 그리고 굉장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독거노인 유일한 쉼터 경로당도 폐쇄…전문가 “취약계층 위한 별도지침 필요”
 
독거노인들의 상황도 장애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한 쉼터인 경로당 운영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부천시에 위치한 한 경로당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 당시부터 줄곧 문을 닫은 상태다.
 
경로당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던 독거노인들은 갈 곳이 없어지자 경로당 인근 공원이나 놀이터의 벤치로 삼삼오오 모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30도가 넘는 폭염으로 이마저도 불가능 해졌다. 
 
▲ 코로나로 갈 곳을 잃은 독거노인들은 인근 경로당 근처나 집 주변 공원에 모여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사진은 부천 삼정동 소재의 문을 닫은 경로당(왼쪽)과 공원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 ⓒ스카이데일리
 
자신을 독거노인이라고 밝힌 김성철(82·남·가명) 씨는 “오랫동안 경로당 문을 닫으니까 노인들은 갈 곳이 없다”며 “코로나 전에는 경로당에서 월·수·금 주 3회 식사도 제공했는데 그마저도 어려워져 끼니조차 해결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함께 있던 이정혜(79·여·가명) 씨도 “노인들은 화이자로 2차 백신까지 다 맞았기 때문에 7월 중순 쯤 되면 경로당에서 식사를 하진 못해도 문이라도 열어 모일 수 있게 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안 되니까 너무 답답하다”며 “예전엔 사회복지사분들이 집에 오셔서 이야기도 나누고 말벗 역할을 해줬는데 요즘엔 그런 것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한 독거노인지원센터 사회복지사는 “코로나 이후 노인들은 자녀도 쉽게 만날 수 없고 경로당 모임이나 그 밖에 외부 활동까지 제약을 받다 보니 심리적 우울감이 높아진 상태다”면서 “복지활동에서도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하니 댁에 찾아뵙더라도 통화로 ‘사전 확진자 접촉 여부’를 여쭙는 등 복지활동에 제약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감염병 강력 차단을 위한 방역수칙 강화도 중요하지만 시행에 앞서 취약계층에 대한 별도지침을 마련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감염병예방 지침 중에서 국가는 취약계층에 대해 적극적, 선별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침이 있는데 정부는 이를 신경 쓰고 있지 않는 것 같다”며 “특히 코로나 재난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되다보니 취약계층 외면 현상이 날로 심해지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선택과 집중, 즉 약자를 적극적으로 선별해서 지원하는 게 진정한 복지 국가의 역할이다”며 “복지는 ‘n분의 1’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취약계층을 선별해 복지를 펼치는 것이 결국 ‘공평’으로 가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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