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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공분에 기름을 부을 만한 사안이 추가로 등장했다. 부동산·채권 등 국가 소유 재산을 관리하는 공기업 수장의 부동산 재테크 행보가 그것이다.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끝에 결국 폐지된 공무원 특별공급을 통해 개인의 자산을 불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불과 얼마 전까지도 세종특별자치시에는 ‘이전기관 특별공급’이라는 특별한 분양 제도가 존재했다. 분양 아파트 물량의 50%를 세종시로 이전한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 종사자에게 우선 배정하는 제도다. 대상자 대부분이 공무원이다 보니 이른바 ‘공무원 특공’으로 불렸다.
공무원 특공은 이전기관 종사자끼리만 경쟁하다 보니 경쟁률이 일반 분양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통상적으로 일반 분양의 10분의 1에서 20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세종 지역 아파트 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일부 공무원이 공무원 특공 물량을 받기 위해 세종에 ‘유령사무소’를 설치하는 등의 편법을 자행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결국 특혜 시비로 번져 해당 제도는 폐지됐다.
제도는 사라졌지만 이미 수많은 공무원이 특공 덕을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2년간 특공아파트를 분양받은 세종시 공무원의 평균 분양가는 가구당 3억1000만원이었지만 올해 5월 기준 평균 시세는 8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1채당 약 5억1000만원씩 상승한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시세차익을 현금화했다. 문 사장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기획재정부에서 일하던 2011년 11월 3일 세종시 아름동에 자리한 ‘범지기마을 10단지’의 공급면적 113.18㎡(약 34평), 84.97㎡(약 26평) 한 호실을 분양받았다. 해당 호실의 분양가는 확장비 포함 2억7200만원가량이었다. 문 사장은 지난해 8월 12일 해당 호실을 6억6000만원에 매각하며 무려 2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손에 쥐었다.
만약 공무 수행을 위해 불가피하게 거주지를 옮긴 공무원이 약 10년 동안 줄곧 거주하다 다시 근무지를 옮기면서 되팔았다면 크게 문제될 만한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문 사장의 경우는 분명 달랐다. 문 사장은 해당 호실 명의이전을 완료한 지 불과 3개월여 후 세종시 이전하지 않은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개발조정국 국장 자리를 맡게 됐다. 2016년 기획재정부로 자리를 옮기긴 했으나 2년 후엔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가균형발전기획단 단장을 맡게 됐다.
특공 물량으로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실현한 문 사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해 또 한 번의 성공을 맛봤다. 그가 올해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때 신고한 재건축 아파트 분양권의 가액은 약 13억7343만원이었다. 현재 해당 단지는 재건축이 완료돼 ‘서초 그랑자이’로 재탄생했고, 문 사장은 전용면적 84.51㎡ 규모의 호실을 소유하게 됐다. 현재 해당 면적의 호가(시세)는 30억원을 훌쩍 넘은 상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 노력을 통해 부를 축적해 좋은 집을 마련하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될 만한 사안이 아니다. 그러나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신분이나 배경에 의해 남들과 다른 대우를 받았다면 분명 이야기는 달라진다.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해 국민적 지탄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MZ세대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더욱이 특혜 논란의 당사자가 국민의 혈세로 녹을 먹는 공무원, 특히 고위 공직자라면 정부 불신으로도 이어져 그 여파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차기 대통령 선거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문 사장의 자산 축적 행보를 민감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이 부분에 있다. 이미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민심의 냉혹함을 뼈저리게 느낀 정부·여당이 문 사장의 특공 재테크 이슈에 어떻게 대응할지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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