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교원 72.3%,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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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도 이해 및 제반 여건 미흡·온전한 결과 담보 할 수 없어
“교육불평등 심화 우려…교원 확충 및 교육격차 해소 선행돼야”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02 13:45:31

▲ 고등학교 교원 72.3%가 고교학점제 도입에 반대했다. 사진은 시험을 보고 있는 학생들. ⓒ스카이데일리

고등학교 교원 10명 중 7명이 고교학점제 도입에 반대했다. 해당 제도가 학교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논의됐고 현장의 여건 역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2일 ‘고교학점제에 대한 고교 교원 2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고교학점제는 2022년부터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에 부분 도입되며 2025년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조사 결과 고등학교 교원의 72.3%가 2025년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는 것에 반대했다. 반대 이유로 △학교현장의 제도 이해 및 제반 여건 미흡(38.5%) △학생 선택 및 자기주도성 강조가 교육의 결과를 온전히 담보할 수 없음(35.3%) 등을 꼽았다. 특히 직업계고 교원들은 여건 미흡을 45.6%나 꼽았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과목 선택이 확대될 경우 ‘교사 수급 불가’가 문제될 것으로 보이냐는 물음에 91.2%가 ‘그렇다’(매우 그렇다66.5%)고 답했다. △대입에 유리한 과목 위주 선택(91.2%) △이수하기 쉬운 과목 쏠림 문제(92.4%) 등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교원들은 고교학점제가 과목선택형으로만 추진되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내놨다. 고교학점제가 진로별 교육과정인 과정제시형, 과목선택형 중 어떤 교육과정과 연동되는 것이 더 적절하냐는 질문에 과정제시형(47.4%)로 과목선택형(39.6%)보다 높았다.

과정제시형은 학생들의 진로를 세분화해 교과목 체계를 구성한 것이고 과목선택형은 이같은 구분 없이 학생들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도입을 전제로 2022 교육과정 개정 후 2024년 발표하는 대입 개편방안 ‘분리 추진’에 대해서는 반대(59.2%)가 찬성(32.3%)보다 높았다. 대입 개편 관련 수능시험의 역할과 비중에 대해서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42.7%로 ‘축소해야 한다(31.8%)’보다 높았다.

고교학점제가 어느 학력계층에 있는 학생에게 가장 불리하겠냐는 질문에는 하위권 학생(47.2%)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차지했다. 중위권 학생은 25.0%, 상위권 학생은 13.1%로 확인됐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준비되지 않은 고교학점제의 졸속 도입은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교육불평등만 심화시킬 수 있다”며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감축시키고 정규교원 확충 대책과 도농 교육격차 해소 방안 등부터 마련한 뒤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6~19일 전국 고교 교원 22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성우 기자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