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집값 상승률, 30년 만에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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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40개국 집값 분석…1분기 주택가격 상승률 9.4%↑
FT “한국·영국·뉴질랜드·캐나다·터키서 집값 상승세 강고”

허경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03 17:03:50

▲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나타난 낮은 금리와 높은 가계 저축이 집값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서울 전경. ⓒ스카이데일리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나타난 낮은 금리와 높은 가계 저축 등이 집값 상승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40개국에서 올해 1분기 주택가격 상승률은 OECD 평균 연간 9.4%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실질 주택 가격이 떨어진 국가는 단 3곳에 불과했다. 주택 가격이 떨어진 국가 비중은 2000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다.

개별 국가들의 주택 통계를 보면 2분기에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됐다. 미국의 4월 주택 가격은 거의 3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FT는 특히 한국에 대해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터키 등과 더불어 집값 상승세가 강하게 지속된 OECD 회원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주택 열풍’의 신호가 보인다고 전했다.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 제한조치 기간 동안 쌓인 예금,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대형 주택 선호현상이 집값을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평가업체 스코프레이팅스의 마시아스 플레스너르 이코노미스트는 공급부족과 건설비용 상승이 집값 급등을 부추긴 면도 있다고 언급했다. 스코티아방크의 브렛 하우스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요와 공급의 구조적 불균형으로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시장의 열기가 더 끌어 올려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보면 집값 상승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클라우디오 보리스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부 부장은 집값 상승에 주택 보유자들은 더 부자가 됐다고 느끼며 지출여력이 늘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다만 집값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 호황은 지속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리스 부장은 경고했다. OECD 회원국들의 평균 집값은 소득보다 더 빨리 오르면서 주택 보유는 더욱 힘들어졌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아담 슬레이터 리드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OECD에서 주택은 장기적 추세와 비교해 10% 고평가됐고 1900년 이후 최대 호황 중 하나에 속한다. 한 전문가는 신용팽창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비해 낮다는 점에서 2006~2007년의 거품만큼 커질 위험은 낮다고 진단했다.

현재 주택 가격 상승이 2000년대 후반처럼 막대한 금융위기를 불러오진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아디탸 바브 뱅크오브아메리카 경제연구원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집값 상승에 예민해져 예전보다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덤 슬레이터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수석경제연구원은 대출 수요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비해 낮은 만큼 금융위기 위험도도 낮다고 평가했다.

허경진 기자 kjhe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