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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출범한 ‘박윤식호(號)’ MG손해보험(이하 MG손보)이 최근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MG손보는 지난해 대주주 변경과 함께 박윤식 대표의 취임으로 재도약을 꿈꿨지만 실적을 비롯한 각종 지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 전체의 호황 속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본확충 일정마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윤식 취임 뒤 실적악화… 지급여력도 ‘빨간불’
MG손보는 지난해 대주주가 자베즈파트너스에서 JC파트너스가 변경됐다. 임원진 또한 박윤식 대표이사 등으로 교체됐다. 동시에 MG새마을금고, 리치앤코 등으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 유치와 우리은행으로부터 1000억원의 리파이낸싱 등 총 2000억원의 실탄이 채워졌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출발한 ‘박윤식호’는 출범과 동시에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 당장 박 대표가 취임한 2020년 3월 이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람들의 이동이 크게 줄면서 보험손해율이 개선돼 보험업계는 좋은 실적을 거뒀으나 MG손보는 예외였다.
MG손보는 2019년 78억원의 흑자를 올렸으나 지난해 10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196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신규 계약은 2019년 71만6954건에서 지난해 68만2013건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손해율은 89.77%에서 90.18%로 악화됐다. 투자영업손익도 1707억원에서 73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2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으나 더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재무건정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은 생명·손해보험사 통틀어 가장 낮았다. 지난해 대주주 변경과 2000억원 증자 등을 통해 177%까지 올랐던 RBC비율은 3개월 만에 135.2%로 내려갔고 올해 1분기 108.8%로 곤두박질쳤다. 보험업계에서 금감원 권고치인 RBC비율 150%를 넘지 못한 곳은 MG손보가 유일하다.
MG손보의 3중고…금감원 조치·실적·소비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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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스카이데일리 |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는 지난달 분당 추모공원 투자건을 회수하며 2019년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받은 경영개선명령을 모두 이행했다. 당시 MG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은 대주주 변경, 임원교체, 자본확충, 부실자산 처분 등이었다.
2년 전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숙제를 마무리 짓기가 무섭게 MG손보는 최근 또 다시 금감원의 조치를 받았다. 회사의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탓이었다. 지난달 22일 금감원은 MG손보에 한 단계 낮은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내렸다. 지난 5월 실시한 경영실태평가(RAAS) 결과가 나빴기 때문이다.
RAAS는 경영관리, 보험, 금리, 투자, 유동성, 자본적정성, 수익성 등 7개 부문을 평가하고 종합한다. MG손보는 자본적정성, 금리 리스크 등에서 4등급 판정을 받는 등 종합 결과 4등급(취약)이 부여됐다.
이에 대해 MG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범유행으로 항공기 자산 등 해외대체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했고, 금리 상승 탓에 채권평가손이 발생해 자본적정성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MG손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MG손보의 올해 2분기 민원건수는 201건으로 1분기보다 55.81% 늘었다. 문제는 보유계약 10만건당 환산건수가 12.41건으로 전분기보다 54.55%나 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 점이다.
자본확충 계획 연이어 불발…취임 2년도 안 돼 들리는 ‘박윤식 퇴진론’
경영 개선을 위해 MG손보는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투자이익 비중을 안정적으로 늘리는 등 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해 금리 리스크 부문 평가를 3등급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15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적정성 역시 3등급으로 높일 복안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MG손보의 자본확충 의지와 달리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굼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MG손보는 JC파트너스를 상대로 상반기 중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사채발행을 예고했으나 불발됐다. 7월로 미뤄진 이 계획은 다시 9월로 연기됐다. 다만 JC파트너스는 올해 3분기 안에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는 뜻을 다시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MG손보 안팎에서는 의심과 불안을 동시에 갖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MG손보 직원은 “(JC파트너스로부터) 지금까지 증자 계획이 미뤄진 이유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면서 “9월 유증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마냥 믿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JC파트너스의 유증 시점을 KDB생명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이후로 보고 있다. JC파트너스는 MG손보에 이어 KDB생명, 리치앤코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생명·손해보험사, 법인보험대리점(GA)의 삼각구도가 구도가 완성되며 이를 통한 동반 상승(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험업계 한 소식통은 “(JC파트너스 입장에서) MG손보는 이미 잡은 물고기니까 다른 물고기를 잡는 것부터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는 계획 같다”면서 “그렇다고 잡은 물고기를 굶어 죽게 내버려두는 낚시꾼은 없다”고 투자 가능성을 돌려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안팎에선 ‘박윤식 퇴진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금감원까지 경영개선을 요구한 마당에 가장 먼저 인적쇄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다. 박 대표는 제일은행, 아더앤더슨코리아, PWC컨설팅을 거쳐 동부화재 부사장,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역임한 업계 전문가다. 한화손해보험을 흑자 전환시킨 능력을 높이 사 위기의 MG손보에 전격 기용됐다.
그러나 연이은 악재로 인해 박 대표가 MG손보 선장으로 취임한 후 내세울 만한 성과라고는 지난해 자금을 끌어온 일 뿐이라는 혹독한 평가까지 나온다. 과거 적자의 늪에 허덕이던 한화손해보험을 흑자 전환시키며 많은 기대와 함께 MG손보 수장자리에 앉은 박 대표의 향후 행보에 보험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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