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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포밍(Terraforming)’이란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을 인간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즉 ‘한반도 테라포밍’이란 지금 빠른 속도로 붕괴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다시 복원하기 위한 전향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2022년 3월 대선을 얼마 안 앞둔 시점에서 대권 도전 후보자들과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를 위한 진심어린 건의와 당부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16세기 동북아 최대의 국제 전쟁이었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은 인생을 살면서 2차례의 백의종군을 하게 된다. 첫 번째는 조산만호 겸 녹둔도사로 근무하던 1587년(선조 20년) 9월 여진족의 기습공격으로 벌어진 ‘녹둔도 전투’에서 상급자였던 함경도 북병사 이일이 패전 책임을 이순신에 떠넘겼기 때문에 발생했다. 두 번째는 ‘고니시 유키나가’의 이간책에 속지 않고 출병하지 않은 때문이다. 이로 인해 1597년 4월 11일 통제사직에서 해임되고 한성으로 압송되어 투옥됐다. 다행히 우의정 정탁(鄭琢)의 상소로 인해 사형을 모면했고 도원수 권율(權慄) 휘하에서 2차 백의종군 한다.
일반인들이었다면 이쯤에서 낙향을 하고 가족들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살았을 지도 모르나, 그는 그러한 역경을 이겨내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마도 한반도 역사상 불세출의 영웅의 외로운 삶이였을지도 모른다. 더욱이 아들의 석방과 백의종군 소식을 듣고 그를 만나보기 위해 배를 타고 올라오던 모친은 배 위에서 별세하고야 만다. 그는 어머니의 임종조차 보지 못하는 가련한 신세였다. 그러나 그는 갖은 모함과 슬픔과 역경을 이겨내고 조선을 지켜낸 영웅으로 세계 전사(戰史)에 남을 위대한 해전사(海戰史)를 만들어 내고야 만다.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고난과 유혹의 연속이다.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시로 다가오는 사리사욕의 유혹을 버리고 신념을 가지고 불의와 싸우며 이 모든 것을 이겨낸 사람만이 국가와 민족을 이끄는 위대한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이다. 역사가 이 모든 것을 증명한다. 일반인과 영웅의 삶의 방법은 애당초 달랐을 지도 모른다.
팬덤(Fandom)과 가스라이팅(Gaslighting)으로 점철된 정치 현실
2022년 3월 대선을 얼마 안 남긴 상황에서 여당인 민주당의 후보는 전대미문의 상상을 초월하는 대규모 국고 손실 사건인 대장동 게이트, 화천대유 연루설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로 낙점됐다. 통상의 경우 이 정도의 사건이라면 그 진위 여부를 떠나 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다는 것은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변함없이 그를 지지하고 있다. 어찌 보면 아직도 이 나라에서 정의보다는 이너서클의 이익을 앞세우는 집단이 더 우세한 행태를 보이는 전근대적 사회, 마치 국민의 60~80%가 노비에 불과했던 조선의 망령에서 못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정치 평론가들은 이를 마치 무작정 연예인을 추종하는 ‘팬덤(Fandom)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팬덤이란 말은 ‘팬(Fan)’에 접미사 ‘덤(dom)’을 붙인 말로 집단적 팬 문화 현상과 관련된 관습과 제도 등을 총체적으로 의미한다. 이러한 팬덤 현상에 빠지면 대상자가 무슨 짓을 하던지 이성적 판단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추종하며 ‘가스라이팅(Gaslighting)’까지 당하는 현상을 보인다. 최근 한 여성 연예인의 문제로 이 단어가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다.
이는 주도권을 가진 자가 자신의 의도대로 타인의 정신세계를 장악하고 심리적 조작을 통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정신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팬덤과 가스라이팅, 이 두 단어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한민국 정치판의 현실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연예인 ‘김부선’과의 문제,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부인 문제, ‘형과 형수에 대한 쌍욕과 김사랑씨의 강제 정신병원 입원’, ‘대장동 게이트’, ‘조폭 연계설’ 등 그와 연계된 수많은 일들, 어찌 보면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그러한 진실에 가까운 의혹들이 ‘현재 진행형’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지지하는 세력의 충성은 변함이 없다.
오죽했으며 더불어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조차 그를 공식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지 않은가? 팬덤과 가스라이팅에 기반을 둔 그의 정치 행태는 사이비종교를 이끄는 교주와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그들을 이성적인 정상인으로 되돌리고 현실을 직시하고 국가를 몰락으로 이끄는 행위에서 구원할 수 있을까? ‘웰빙정당’으로 각인된 제1야당 국민의힘이 역량으로는 턱없이 보이기도 하다. 그저 염원을 담은 기도를 더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일까?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가는 작은 시도
지난 주 국민의힘 2차 경선에서 아쉽게 탈락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억압에 항거하며 임기 전에 사표를 내고 일반인이 된 이후 국민의힘의 평당원이 되어 정권 교체에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최 전 감사원장은 4강 진입에 실패한 이후 홍준표 후보의 삼고초려와 같은 자택 방문 회담이후 전격 홍준표 희망캠프에 참여하기로 결정한다.
통상의 경우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으며 자신의 정치적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관례인데 그는 여느 정치인들과는 달리 무보직으로 홍 후보를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최 전 감사원장은 경선 패배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인 10월 19일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근본적인 도덕성에 관해 지적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재명의 도덕성과 수많은 의혹을 당당히 지적했다. 또한 정권 교체를 통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본인, 부인, 장모로 이어지는 각종 논란에서 아직 못 벗어나고 있는 윤석열 후보로는 그 국가적 대업을 성공시킬 수 없다’고 판단하고 홍준표 후보와 물리적 결합을 통해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어떠한 보직도 받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만큼 그의 정치적 신념을 보여주는 결기에 찬 모습이기도 하여 대한민국 헌정 상상 가장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작은 시도가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대한민국 정치판을 뒤엎는 태풍으로 변화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백의종군 이순신과 도원수 권율 만남의 데자뷔(Deja vu)
최근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전태일 분신 51주기를 앞두고 ‘이재명은 전태일’이라며 찬양 아닌 찬양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재명 후보는 언제나 자신의 가난한 시절을 강조하며 그것을 자신의 핵심적 정체성이자 자신만이 서민들의 삶을 대변할 수 있다는 ‘아이덴티티(Identity)’로 삼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신문팔이와 구두닦이를 했고 청계천 평화시장 봉제공장에 취직하여 처참한 노동 현장을 목도했다며 자신의 불후한 어린 시절을 강조하곤 했다.
가난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이라면 정작 1954년생 홍준표 후보의 어린 시절의 고난이 1964년생 이재명의 가난의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도시락이 없어 물로 배를 채우던 어린 홍준표의 삶은 일제 해방과 6.25전쟁 직후의 우리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홍 후보의 ‘삶의 궤적’을 조금이라도 살펴본다면 ‘진짜 뼈저리게 가난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개인의 노력으로 가난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으며 국가의 튼튼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산 증인이다.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가며 2차 백의종군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가난과 불의에 맞서 싸우면서 성장한 홍준표, 이 두 사람의 만남이 이순신 장군과 권율의 만남으로 데자뷔(Deja vu)되는 것은 무슨 일일까.
(※전문가 칼럼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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