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6억 이하 APT 거래만 활발…중저가 실종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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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7주 연속 하락…매물은 증가
6억 이하 아파트 수요는 강세…지난달 거래 월간 최고
내년 DSR 도입 후 매수 더 강해질 듯…평균 가격 상승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1-01 12:13:49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 여파로 주택 매수세가 꺾인 가운데 6억원 이하 주택의 매매 비중은 늘어났다. 내년 1월부터 2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서도 총부채원리금상환액(DSR 적용이 앞당겨지는 등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만큼, 앞으로 6억 이하 중저가 주택 실종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25일 조사 기준으로 100.9로 기준선인 100에 근접하며 7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초과하면 매수, 100 미만은 매도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시장 내 매물도 늘어난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4만 2471건이다. 지난달 1일 3만 9639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1% 늘어났다.

다만 매수세가 꺾인 가운데에서도 6억원 이하 아파트의 수요는 높다. 부동산중개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등록된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건수는 모두 93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37.3%(347건)로 월간 기준으로 올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지난달부터 시중은행에서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대출 자체를 중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서민 주택담보대출로 분류되는 보금자리론의 경우, 현재 6억원 이하의 주택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목되는 사실은 정부가 내년부터는 DSR 적용 기준을 2억원 이상으로 강화했다는 것이다. 보금자리론을 비롯한 정책서민금융상품은 DSR 산정 시 총대출액 계산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6억원 이하 아파트 선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6억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쏠려 수급이 맞지 않게 될 경우, 가격은 당연히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고가주택이 많은 서울의 거래량이 점차 위축되는 숨 고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상환 능력 부담과 여신 규제가 덜한 소형 면적이나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의 매수가 증가하는 형태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현재 서울, 수도권 시장 내 주택 거래가 줄어들고 있는 원인은 단순히 관망세가 커졌다고 보기에는 대출 규제 강화라는 변수가 있다”며 “매수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가운데 내년 DSR규제가 강화되면 중저가 아파트에 수요가 많이 쏠릴 것이다. 중저가 아파트 매물 실종 현상이 대두돼 평균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배태용 기자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