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점차 회복하겠지만 올해 예상 성장률 4.1%에 못 미치는 3.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앞으로 저성장, 초저금리, 고령화 등과 함께 가계부채·주택가격 급등, 외부충격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내년 상반기 물가 2% 웃돌아… 하반기 1% 중반대 낮아질 것”
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올해 금융동향과 내년 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은 전망이 나왔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현장 참석과 함께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내년 우리나라와 신흥국의 백신접종 확대로 견조한 수요 회복이 기대되지만 성장의 하방 위험도 높은 상황이다”면서 “성장글로벌 인플레 장기화 가능성,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완화정책 축소, 높아진 자산가격과 급증한 부채규모에 따른 금융불균형 등이 회복세를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실장은 올해와 내년 GDP 항목별 증가율을 △민간소비 3.4%→3.5% △설비투자 8.3%→3.0% △건설투자 0.4%→3.6% △총수출 8.6%→3.0% △총수입 7.6%→4.2% 등으로 추정했다. 민간소비는 높은 백신 접종율, 소비심리 개선, ‘위드 코로나’로 정책전환 등에 따라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설비투자는 올해 빠른 증가 이후에도 기술격차 유지를 위한 반도체 투자 등으로 완만하지만 증가세를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2019년 하반기부터 건설수주가 늘어난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점차 증가하고, 총 수출입은 물류 및 공급차질의 제약 속에서도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회복을 배경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전망했다. 고용률은 올해 60.4%, 내년 60.7%로 점차 상승하고 취업자수는 올해 34만명, 내년 26만명 증가를 예상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3%로 오른 뒤 내년 물가목표수준인 2.0%로 하향을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 2%를 상회하다가 하반기 공급 병목현상의 완화,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1%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고채 3년물의 연평균 금리는 올해 1.4%, 내년 1.8%로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올해 925억달러로 확대된 후, 내년에는 여행 등 서비스 지급 확대로 823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올해의 1145원보다 낮은 1135원 수준을 예상했다.
대내외 불확실성·금융불균형 심화로 성장세 둔화
올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했으나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내년 금융시장 전망으로 전반적으로 올해의 추세가 지속될 것이지만, 대내외적 불확실성 상존 및 금융불균형 심화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민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올해 하반기 수준에서 등락하지만 하방 리스크는 전년보다 확대되며, 채권금리는 하반기까지 최소 3번의 정책금리 인상을 선반영하고 있어 추가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단기 금융시장에서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유동성위험에서 파급되는 신용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존재해. 투자자 손실위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주문했다.
증권사는 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가 유지되나 신용공여 규제 등으로 실적 둔화가 예상되며 자산건전성에 대한 관리 및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운용사는 대체투자 회복, 다양한 펀드상품 출시 등으로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며, 높은 수준의 해외투자펀드의 규모를 감안할 때 대외 리스크 관리가 요구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6조8000억원으로 올해(17조9000억원)보다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대출 증가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확대의 영향으로 내년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3월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 종료 등의 영향이 하반기부터 가시화되면 내년 대손비용은 올해 대비 증가할 전망이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 1실장은 “2022년 이후 거시·금융정책 정상화로 인한 정책적·시장적·사회적 변화에 대응해 국내은행은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을 모색할 시점이다”라며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리스크 관리,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수익원 다변화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 그리고 금융소비자 보호 및 ESG 경영체계의 구축 등 각종 내외부적 도전을 해소하기 위한 경영과제를 수립·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보험·비은행 산업은 코로나 동행에 따른 경제 정상화 진전에도 불구하고 반사이익 축소, 소비자보호 강화 등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제한되는 가운데 새로운 경쟁력 확보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손해보험의 경우 기업성 보험과 질병 건강보험에 대한 수요가 지속돼 성장성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권 전체적으로는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는 신사업 모색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민금융업은 신용보증재단 보증부 대출공급이 확대되고 경제 정상화 과정에서 실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계대출 DSR 한도 축소 및 총량규제 강화와 경쟁 심화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카드사는 경제 정상화로 카드 사용액은 늘어나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카드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책서민금융의 경우 지속적으로 늘어는 정책서민금융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효율적인 지원방안 마련이 중요할 전망이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은 “내년에는 경제 정상화 진전에도 불구하고 서민층의 체감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 그리고 가계부채 총량규제 강화로 취약층이 민간금융에서 배제될 가능성 등을 감안할 경우 정책서민금융 수요가 상당할 것이다”라며 “따라서 민간금융과의 연계체계 강화, 상담 및 사후관리 강화로 맞춤형 지원 확대 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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