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노사가 임금·단체협약 교섭과 관련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노조는 파업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재근 KB금융 회장 내정자를 향해서도 오는 20일까지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 KB증권지부는 지난 5일 오후 6시 여의도 KB금융지주 앞에서 '전 조합원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부가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은 10년 만이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체 조합원 1700여 명 가운데 900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사측의 교섭 태도를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강진두 사장이 연초 취임 이후 1년 가까이 지부장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한 번이라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고 말했다. 이어 "올해 KB증권 손익이 1조4000억 원에 가까운데 회사는 임금을 3% 이상 줄 수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재근 KB금융 회장 내정자를 향해 회장이 직접 교섭에 나서거나 20일 임시 주주총회 전까지 KB증권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임시 주총장을 봉쇄하는 투쟁에 돌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창욱 증권업종본부장은 증권업종 공동 임단협 상황을 전했다. 이 본부장은 "금융지주가 3% 인상을 내세우자 자회사인 증권사들도 3%밖에 못 올려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6.4% 요구안을 다 받지 못하더라도 최소 5% 이상은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며 "SK증권, 교보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되는데 왜 KB증권은 안 되느냐"고 되물었다.
조경봉 KB증권지부장은 "2016년 임금 10% 삭감안에 맞서 1200여 조합원이 여의도에서 집회를 연 이후 10년만"이라고 밝혔다.
조 지부장은 이날 집회가 "지주 눈치만 보며 어떠한 의사결정도 하지 못하는 경영진의 무능함에 대한 일침"이자 "말 바꾸기와 일방적 제도 변경에 대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돈도 있다. 파업도 하자.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회사가 제도 개편을 앞세워 복리후생을 볼모로 삼고, 노사 합의를 뒤집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과 배분에 대해서는 "임원들은 한 해 수억에서 수십억 원의 성과급을 받으면서 조합원 성과급은 과하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세 차례에 걸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회의가 결렬된 뒤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지부는 복리후생 볼모 행위와 약속 파기를 중단하고 공정한 성과 배분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조 지부장은 본사 앞 마무리 발언에서 "대형 증권사 가운데 신입사원 충원이 없는 회사가 KB증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은 화장실도 못 가고 점심도 거르며 일하는데 경영진은 수십억씩 성과급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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