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0.25% 올린 1.0%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8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올랐다. 이번 결정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 압력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인다”며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에 유의한 필요성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주열 “현재 기준금리, 중립금리에 여전히 미치지 못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이후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가 1.0%가 됐지만 성장과 물가흐름에 비춰 볼 때 (통화 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다”라며 “내년 1분기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상 결정과 관련해 “실질기준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중립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에 있다”면서 “시중 유동성을 보더라도 최근 가계대출 규모가 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중통화량(M2)을 보면 지금 수개월째 계속 두 자릿수 수준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의 성장·물가 전망을 감안해 볼 때도 지금의 기준금리 수준은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그런 수준이라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내년 1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추가 인상 시기와 관련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늘 그랬지만 불확실성 요인이 여전히 잔재해 있다”면서도 “1분기 경제 상황에 달려 있겠지만 인상(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추가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는 질문에 “기준금리 결정은 금융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지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정치 일정이라든가 총재 임기 같은 것을 결부시켜 얘기하지만 어디까지나 경제적 고려지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물가 불안과 금융 불균형이 여전히 높은 상태임을 지적하면서 “원론적으로 생각해 봐도 1분기 (인상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다시 강조했다. 다만 “지금 현재는 그렇다는 것이고, 그때그때 입수되는 모든 지표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인상 시기는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두 차례 인상했고 앞으로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한 것은 코로나가 발발했을 때 경기침체에 대응해서 이례적으로 0.5%까지 낮춘 것이다”라며 “위기 대응 조치를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정상화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통위는 누구보다도 경기 상황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최근 성장세와 물가오름세가 계속 확대되는데 통화정책이 가만히 있다면 완화정도는 더 커지고 있는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률 상향조정… ‘금리 동결’ 소수의견 나와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자료를 통해 “최근 세계경제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고 진단했다. 올해 들어 주요국의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전기비 연율·계절조정기준)은 미국이 2분기 6.7%에 이어 3분기 2.1%로 다소 주춤했으나 유로(EU)는 2분기 8.7%, 3분기 9.3%로 고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 우려와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에 영향받아 국채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주가는 양호한 기업 실적 등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한편 한은은 국내경제는 양호한 회복세를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설비투자가 글로벌 공급차질에 영향받아 다소 조정됐으나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민간소비가 백신접종 확대와 방역조치 완화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6(2015년=100)으로 전월보다 0.8p 올랐다. 9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도 121.4로 전월대비 2.5% 상승하며 3개월 만에 반등했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가 지속되는 등 개선세를 이어갔다. 작년보다 취업자수는 올해 8월 51만8000명 늘어난데 이어 9월 67만1000명, 10월에는 65만2000명 증가했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 회복세가 강화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번 전망수준(2.1%)을 웃도는 2.3%로 내다봤다. 내년은 2.0%로, 2023년은 1.7%로 예상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상승폭 확대, 지난해 공공서비스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3%대 초반으로 높아졌다”면서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2%대 중반으로 상승했고,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후반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해 2%를 상당폭 웃돌다가 점차 낮아져 내년 중 연간으로 2%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면서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오늘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한 금통위의 결정에 대해서 주상영 위원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소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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