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9호 닮은 5·18왜곡처벌법을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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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관련 다른 해석·의문 제기하면 5년형
광주市·5·18재단, 유튜버 등 26건 수사 의뢰
현재도 진상 규명 중… ‘反민주법’ 폐기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24 00:02:02

1970년대 유신정권이 절정일 때 술자리에서 대통령을 욕하거나 집권당을 폄하하면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재판에 회부됐다. ‘유언비어 날조유포 및 사실왜곡 금지’ 조항 위반 혐의였다. 심야 통금 위반으로 단속된 시민이 “공화당은 공산당보다 못하다”고 술주정해도 체포됐고, “평양에도 지하철이 있다”고 말했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남산(중앙정보부)에 잡혀가 물고문을 당해야 했다. 암울하던 시대의 암울한 이야기다.

중국 경제주간 ‘차이징(財經)’ 부편집장 뤄창핑(羅昌平)은 올해 중국 공산당이 13억위안(약 2300억원)을 투입해 제작한 6·25 관련 반미영화 ‘장진호’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영웅열사보호법’ 위반 혐의다. 이른바 중국판 ‘국뽕’ 영화인 ‘장진호’에 대해 “반세기가 지났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전쟁이 정의로웠는지에 대해 거의 반성하지 않았다”고 썼다가 철퇴를 맞은 것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현재 이런 야만의 법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부정선거 증거가 대거 드러난 지난해 4·15 총선거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이 수적 우세로 통과시킨 ‘김여정하명법’인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중국의 국가감찰위원회나 북한의 국가보위부를 빼닮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기업인을 예비범법자 취급한 경제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과 함께 문재인정부 악법 시리즈 중 하나인 ‘5·18왜곡처벌법’이 그것이다.

5·18왜곡처벌법은 아직도 진상 규명 중인 5·18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근거로 악의적 왜곡을 하거나 헐뜯으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예술·학문·연구·시사 사건 보도 등의 목적일 경우 처벌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은 있지만, 대학교수의 강의 중 발언까지 문제 삼는 등 학문과 표현의 자유 탄압법으로 비판받고 있다.

5·18진상규명특별법에 따라 지금도 북한 특수부대 침투와 국군의 헬기 사격 여부 등 예민한 부분의 진상 규명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사실 관계가 확립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 ‘민주화운동’으로 단정하고, 이에 반하거나 다른 주장을 펼치면 처벌한다는 것 자체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헌법 가치에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만장일치로 당론으로 정해 5·18왜곡처벌법을 강행 처리했다.

올해 1월 5일 법이 시행되자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은 강의 중 “5·18은 북한군이 쳐들어와 저질렀다는 주장에 과학적인 근거와 역사적 증언과 증인을 가지고 있다”고 발언한 대학교수와 5·18을 소재로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풍자 만평을 그린 시사만화가를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공포에 질린 해당 교수는 사과했다. 광주시는 위의 두 건은 최종 고발 건에서 제외했지만, 유튜브 영상과 SNS 게시물 등 26건에 대해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5·18 주체가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바뀌는 찰나이다.

5·18과 관련해 시스템공학자 지만원 박사는 1980년 광주에 침투한 북한 특수군을 영상으로 분석한 ‘광수’ 시리즈로, 5·18 때 광주에 침투했다가 북한으로 귀환 후 탈북한 북한병사 이야기를 넌픽션으로 펴낸 ‘보라빛 호수’ 작가는 각각 징역형과 벌금형을 받았다. 북한 교과서에는 5·18에 대해 ‘주체의 기치에 따라 남조선 애국 인민이 호응해 일으킨 가장 성공한 인민혁명사건’으로 적혀 있다. 함북 청진에는 158명의 가묘가 들어선 가칭 ‘5·18묘지’(1980년 6월19일 조성)가 있다는 증언과 사진이 나돌고 있다.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조차 범죄시하고, 역사적 평가에 맡겨야 할 부분까지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민주주의에 반한다. 국회의원들은 헌법정신에 어긋난 잘못된 법을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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