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뒤집혔다”… 즉시연금 소송, 이번엔 삼성생명 ‘패소’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보험

작년 10월 한화생명과 첫 승소 뒤 다시 패소… 가입자수 16만명·4300억 규모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20 13:58:57

삼성생명이 4300억원대의 즉시연금 보험금 지급 여부를 놓고 벌인 소송에서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한화생명과 첫 승소 뒤 다시 패소

20일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45민사부(다) 재판부(판사 이성호)는 전날 보험 가입자가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즉시연금보험 미지급금 반환청구 공동소송 2건에 대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즉시연금은 계약자가 보험료 전액을 한꺼번에 납입하면 한 달 뒤부터 매달 연금 형식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18명으로, 모두 즉시연금 중 매달 생존연금을 받다가 만기 시 원금 상당액을 환급받는 ‘상속만기형’ 가입자다.

앞서 금융감독원(금감원)은 2017년 즉시연금 수령액이 예상보다 적다는 민원에 대해 미지급분 환급을 결정했다. 당시 즉시연금 가입자들은 매달 지급되는 연금액에서 만기보험금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비 등 일정 금액을 뗀다는 공제 내용이 약관에 기재돼 있지 않았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 대상인 삼성생명은 이를 수용해 미지급금을 돌려줬다. 하지만 이듬해 금감원이 즉시연금을 판매한 모든 생명보험사에 환급을 통보하자 대부분 거부했다.

이에 금소연은 즉시연금 가입자를 모아 삼성·한화·교보·미래에셋·KB·동양생명 등을 상대로공동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금감원이 추산한 즉시연금보험 전체 가입자수는 16만명에 달한다. 미지급금 규모는 1조원으로 삼성생명 4300억원, 한화생명 850억원, 교보생명 700억원 등으로 파악됐다.

다툼의 핵심은 매월 지급되는 연금액에서 만기 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한다고 소비자에게 알렸는지 여부다. 생명보험사들은 약관 등에 명시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금감원이나 소비자·금소연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다. 이들 보험사의 즉시연금 약관은 대동소이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금까지 1심 결과를 보면 소비자 공동소송에서는 모두 원고가 이겼으나, 지난해 10월 가입자 개인이 진행한 소송에서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처음으로 승소했다. 1심에 패소한 보험사는 모두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한 상태다.

배홍 금소연 보험국장은 “이번 즉시연금 미지급 반환청구 공동소송 재판은 (미지급 보험금이) 가장 큰 규모인 삼성생명을 상대로 2건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면서 “다른 생명보험사와의 공동소송 건 역시 원고 승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을 끌어 소멸시효를 완성하거나 소송 참여자에게만 배상하려는 꼼수가 통하지 않도록 하루빨리 집단소송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