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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의 톡톡 클래식

나다움을 가꾸다, 클라라 슈만

아버지의 엄격한 음악교육을 벗어나 찾은 ‘자기다움’

꾸준한 노력의 시간 뒤에야 오는 ‘나’를 가꾸는 시간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1-27 11:24:09

 
▲이지영 피아니스트·음악학박사
당신을 끊임없이 다른 무언가로 바꾸려 하는 세상에서는 나다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업적이다 - 랄프 월도 에머슨
 
‘가꾸다’는 말이 좋다. 가꾼다는 것은 주체적이고 솔직하다.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좋은 점을 발전시키고 나다움으로 채워가는 능동적인 동사다. 사전에서 ‘가꾸다’를 찾으면 ‘식물이나 장소를 손질하고 보살피다’, ‘외모를 매만져서 아름답게 만들다’라고 적혀있다. ‘꾸미다’ 와는 어감이 다르다. 가꾸는 것은 본래 갖고 있는 고유의 것을 잘 드러나게 하는 일이고 꾸미는 것은 어떤 것을 더하거나, 변화시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의미가 좀 더 강하다. 나이가 들수록 가꾸고 싶은가, 꾸미고 싶은가. 가꾸다와 꾸미다의 차이를 바로 알 수 있게 하는 질문이다.
 
얼마 전 JTBC에서 하는 싱어게인 시즌 2에서 64호 가수의 ‘그리움만 쌓이네’를 들으며 청아하지만 깊이 있는 그녀의 노래에 감동을 받고 유튜브에서 다시 찾아 반복해서 들었다. 꾸미지 않은 그의 노래, 앞으로 가꾸어 나갈 무대가 기대되었다. ‘이야기하듯 노랫말을 들려준다,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침착한데도 폭발력이 없지 않다. 의욕이 앞서 급해질 수 있는데 절대 앞서 달리지 않는다.’ 심사평도 그녀다움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가꾸어 가는 것은 굳이 꾸미지 않아도 저절로 풍겨나오는 나다움이 출발점이다.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음악가이자 작곡가 클라라 슈만,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는 일련의 사건들은 그녀의 작품과 음악 활동을 가리는 경향이 있다. 당대에 독일에서 유명했던 음악 선생이었던 아버지 프리드리히 비크의 클라라를 향한 혹독한 음악교육, 아버지의 심한 반대로 법정까지 가며 슈만과 결혼한 일, 슈만의 제자였던 브람스와의 사랑에 관련된 이야기가 그러하다.
 
70세가 넘도록 왕성한 연주 활동을 했던 클라라 슈만은 작곡가와 연주가로서의 삶과 가정에서의 엄마와 아내 역할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클라라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한 아버지는 다른 아이들과 뛰어노는 것과 같은 평범한 생활은 허락하지 않았다. 학교 정규 수업 대신 음악수업을 받게 했고, 피아노 연습을 할 때도 틀린 음을 치면 불같이 화를 내는 일이 잦았다. 클라라가 5살 때 어머니 마리안느는 남편의 이런 성격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갔다.
 
어릴 때는 아버지의 엄격한 음악교육과 훈육을 그대로 받아들였지만 성장할수록 클라라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중들의 사랑과 환호는 그녀의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의 결과이고 좀 더 자기다울 때 대중들의 사랑이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클라라의 아버지는 독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음악 선생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냈다. 클라라를 직접 가르쳤던 아버지는 클라라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이라 믿었다. 클라라는 이런 아버지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되었고 16살에 그녀가 슈만을 만나면서부터는 아버지의 틀에 가두어 놓을 수 있는 유효기간을 훌쩍 넘어섰다.
 
클라라가 16살에 작곡했던 피아노 협주곡 전 악장에 걸쳐 나오는 옥타브 패시지만 보더라도 그녀의 피아니스트적인 우수함을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다. 연주 초기는 리스트처럼 화려한 기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해가 갈수록 감성적이고 깊이 있는 표현력을 중요시하는 연주자가 되었다. 클라라가 자주 연주했던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1번, 2번을 보면 그녀의 연주와 작곡 경향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자신을 과하게 내세우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연주를 균형있게 들을 줄 아는 클라라는 실내악 연주자로도 명성을 날렸다. 평생 약 1500회의 연주회 가운데 절반 정도가 협연이었다. 그 중 당대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요하힘과 200회가 넘는 연주를 했다. 클라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를 좋아했는데 ‘암보연주’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연주자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악보 없이 연주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자신의 곡도 아닌 베토벤 열정 소나타 (Piano Sonata No.23 F minor op.57 ‘Appassionata’)로 암보연주라니. 피아노 앞에서 악보 없이 하늘을 응시하고 관객들은 마치 아이돌 스타라도 보듯 연주하는 그림의 주인공 리스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던 연주자가 바로 클라라 슈만이다.
 
어릴 적 엄격한 음악교육을 통해 그녀만의 음악스타일과 방법을 찾아 평생을 연주자와 작곡가로 살아온 그녀. 당시에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고 결혼 후에는 더더욱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슈만의 작품을 초연하고 그녀가 존경하는 바흐, 베토벤, 브람스의 작품도 연주하고, 작곡활동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그녀다움을 계속 가꾸어 나갔다.
 
나다움을 풍기려면 자의든 타의든 우선 열심히 노력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꾸어 나가는 시간은 그 다음이다.
 
클라라의 ‘슈만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클라라가 슈만의 작곡활동을 위해 자신의 작곡은 잠시 접었다가 슈만의 43살 생일을 축하하며 작곡한 작품이다. 아내로서의 역할과 음악가로서의 역할을 균형있게 하며 그녀다운 연주와 작품활동을 한 클라라 슈만을 떠올리며 이 곡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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