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적자’ 한국전력…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 지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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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여러 차례 요금 인상 요구에도 전기 요금 동결
올해 적자 규모 최대 19조원 예상… 부채규모 146조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석유·가스·석탄 가격 급등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3-20 17:31:47

한국전력공사(한전)가 21일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 공약을 내놓았지만 2분기 전기 요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전기 요금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한국전력이 원가 상승과 경영난 등으로 인해 계속해서 요금 인상을 요구해왔지만 여러 번 동결처리 된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4년간 적자규모 11조원 넘어

한전은 지난해 12월 20일 ‘2022년 1~3월분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을 게시하고 올해 1분기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 0원/kWh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한전은 전기 생산에 사용되는 석유, 유연탄, 가스 등의 가격이 하락하면 전기요금도 내려가고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 전기요금도 올라가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연료비 증가분을 반영한 1분기 변동연료비는 국제 연료 급상승의 영향으로 kWh당 29.1원이었으며 상한 적용 단가와 조정단가를 반영하면 1분기 3.0원/kWh였으나 문재인 정부가 물가 상승을 우려해 유보 결정을 내리며 요금을 동결했다.

문정부는 지난해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3.0원 내렸고 2분기와 3분기에도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여러 차례 요금 인상을 거부한 바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이라는 해명을 했지만, 한전의 적자가 누적되고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국민과 차기 정부에 부담을 떠넘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2017년 4조95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으로 인해 2018년 영업손실 2080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이어 2019년 영업손실 1조2765억원, 2020년 영업손실 4조863억원, 2021년 영업손실 5조860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적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한전의 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무려 146조원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불안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한국전력의 적자폭이 올해 최대 19조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의 광물 가격 지표에 따르면 유연탄 가격은 CFR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2일 1톤당 221.98달러를 기록한 이후 140달러 선 안쪽으로 떨어지며 안정화되는 추세였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다시 치솟았다. 가장 최근 지표인 이달 11일 기준 유연탄 가격은 1톤당 343.73 달러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 천연가스 확보에 나서면서 천연가스 가격도 연일 상승하고 있다.

한편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를 기록해 5개월 연속으로 3%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역시 3.2% 올라 2011년 12월(3.6%) 이후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만약 여기에 전기 요금 인상까지 더해진다면 서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윤석열 당선인은 올해 1월 전기요금 인상 전면 백지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윤 당선인은 “전기요금 인상은 졸속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전력의 적자와 부채가 쌓인 책임을 회피하고 대선 이후로 가격 인상의 짐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정치적으로 결정된 정부의 4월 전기요금 인상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한국전력의 실적 악화와 서민 물가 안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