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후원 논란’, 박종욱 KT 각자대표 자진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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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美 SEC와 과태료 350만달러·추징금 280만달러 납부 합의
KT새노조·시민단체 등 연임 반대… 국민연금도 반대 의결권 행사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3-31 12:33:42

▲ 31일 오전 9시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투표를 앞두고 있었던 박종욱 KT 각자대표가 자진사퇴했다. KT는 박 대표의 사퇴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투표를 앞두고 있던 박종욱 KT 각자대표가 31일 자진사퇴했다. KT는 박 대표의 사퇴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연금은 30일 박 대표 재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반대 사유로 기업 가치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이력을 꼽았다.

박종욱 대표는 지난해 11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약식 기소돼 올해 1월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여기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과태료 350만달러와 추징금 280만달러 납부에 합의하기도 했다.

KT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약탈경제반대행동, 참여연대, KT 새노조, 한국노총 등은 박 대표의 연임을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이들 단체는 28일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표의 연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박 대표의 연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은 “이석채 사장 이후 일련의 경영비리 전반에 대해 KT 새노조와 시민단체들이 검찰에 고발하고 국민연금에도 주주행동을 요청했지만 KT 경영진은 외면했고 검찰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으며 국민연금도 침묵했다”며 “그런데도 경영비리와 관련된 임원 중 그 누구도 책임을 진 바가 없으며 오히려 구현모는 사장이 되고 또 다른 관련자인 박종욱은 대표가 되는 등 승승장구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가 자진사퇴하면서 같은 사건에 연루된 구현모 KT 대표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 대표는 2020년 3월30일 KT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현재 임기가 1년 남은 상태다. 박종욱 대표 연임에 반대했던 KT 새노조와 관련 시민단체들이 구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구 대표의 연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 대표는 정기 주총에서 “저 역시 회사 평판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을 알고 있다”며 “최고 경영자로서 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준법 경영에 소홀했던 결과”라며 “2018년부터 재발 방지와 사전 예방을 위해 사내 규정 및 내부통제 절차와 관련해 정보 및 보고 시스템을 개선했고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