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되고 싶은 미미 <34>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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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되고 싶은 미미 <34> 전략

최문형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4-21 09:02:33

“자, 이제 우리는 이 꿀을 양귀비 여왕에게 먹여야 해. 그러면 여왕의 마법이 풀릴 거야. 그리고 나머지 꿀은 잡혀있는 병사들에게 주면 돼. 이 꿀에는 마법을 해독하는 물질이 있거든.” 미미가 신이 나서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 꿀을 왕국 안으로 가져가지?” 빅이 물었다. “자, 일단 여왕에게 항복한다고 하면서 이 꿀을 가져가는 게 어떨까? 여왕은 나를 기억할 거야. 그 안에 있을 때 여왕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거든.” 와규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내가 여왕에게 아부를 많이 해 두었어. 나 혼자 가서 여왕에게 이 꿀을 바칠 게.” “와규, 그건 안 돼! 혼자 들어갔다가 위험할 수 있어. 너를 희생시킬 순 없어.” 빅이 펄쩍 뛰면서 말렸다. “너무 걱정 마. 정찰할 병사를 한 명만 데리고 갈게. 여럿이 가면 의심할 수도 있어. 내가 적당하게 말하면 여왕이 넘어갈 거야.”

결국 그들은 와규의 전략에 따르기로 했다. 와규는 정찰병을 하나 데리고 꿀을 조심스럽게 들고 동굴로 들어갔다. 동굴 안은 어둡고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와규는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꿀통을 가슴에 품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두 번째 방에 여왕이 있었다. 와규는 문을 살며시 열고 여왕에게 나아갔다. “얘, 너 누구니? 아, 그 귀여운 녀석이구나? 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너 그동안 어디 있었니?”

여왕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와규는 순간 공포를 느꼈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여왕님, 무식한 우리 종족이 여왕님께 대항을 한 데 대해서 제가 사과드리려고 왔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왕님께 감히 대들다니요?” “그래? 안 그래도 너의 친구들은 모두 잠들었어. 나중에 우리 아기들이 태어나면 먹이로 주려고 아껴 두었지. 그런데 너는 왜 여기 온 거냐?” 여왕이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말했다.

“여왕님, 제가 있었다면 여왕님께 반항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아름다우신 여왕님께 죄송해서 선물을 가지고 왔습니다.” “호호 선물이라? 그게 뭔데?” 여왕이 호기심에 가득차서 물었다. “이건 특별한 꿀입니다. 이 꿀을 드시면 여왕님은 더 아름다워지시고 더 오래 사시고 더 많은 아기를 낳으실 수 있지요.” “그래? 그런데 너는 왜 나한테 이런 선물을 가지고 온 거지?”

“사실, 저는 여왕님을 처음 본 순간…, 여왕님께 반했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왕님을 모실 수 있다면 얼마나 영광일까? 이제까지 이레니아 여왕을 섬긴 것은 다 바보 같은 짓이었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물론 여왕님께서 믿으실지 모르겠지만요.” 와규는 한 쪽 무릎을 꿇고 목을 쭈~욱 빼고는 여왕을 간절하게 올려다보았다. 여왕은 와규의 그런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다. “그래? 어디 그걸 이리 가져와 보련?”

와규의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이제 여왕이 이 꿀만 먹으면 된다!’ 여왕은 와규에게 꿀을 받아들고는 냄새를 맡았다. “아!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아카시아 꿀이로구나! 할머니 때부터 소문은 들었지만 맛 볼 기회가 없었어.” 여왕은 단숨에 꿀을 들이켰다. “이제 여왕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힘이 세고 가장 지혜로운 분이 되실 거예요.” 와규가 부추겼다. 이제까지 먹어 본 그 무엇과 비길 수 없는 최고의 맛이었다. 여왕은 꿀통의 밑바닥까지 핥고 있었다.

‘아, 꿀이 빨리 효과가 나와야 할 텐데….’ 와규는 간절한 마음으로 여왕을 바라보았다. “이것 참 최고의 맛이로구나, 좀 더 가져올 수 있겠니?” “황공하옵니다. 여왕님, 제가 밖에 나가서 조금 더 구해오도록 하겠습니다.” 와규는 긴장하여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지만 침착하게 방에서 나왔다.

[글: 최문형 / 그림: 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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