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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의 톡톡 클래식

‘피아노의 시인’ 쇼팽 vs ‘피아노의 왕’ 리스트

19세기 낭만주의 시대 대표하는 쇼팽과 리스트

다름을 인정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인생 파트너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4-20 08:54:03

 
▲ 이지영 피아니스트·음악학 박사
피아노 연주 스타일과 작곡 스타일도 너무나 달랐던 낭만 시대를 대표했던 두 음악가, 쇼팽과 리스트에 관한 얘기입니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예술고등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남녀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요. 이 영화에서 나오는 피아노 배틀 장면은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기도 하죠. 배틀 장면 첫 번째 곡이 쇼팽 연습곡 작품번호 10의 5번, ‘흑건’인데요. 제목에서 알려주듯이 주로 검은 건반을 연주하는 곡입니다. 영화에서는 원곡인 ‘흑건’을 치다가 백건으로 조를 바꾸어 연주하는 장면이 압권이었죠.
 
쇼팽과 리스트는 피아노 배틀을 한 적이 있을까요? 영화처럼 피아노 두 대를 놓고 번갈아가며 연주를 한 적은 없지만 두 음악가가 같은 음악회에 출연을 한 적은 여러 번 있습니다.
 
19세기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쇼팽과 리스트는 스타일이 달라도 너무 달랐죠. 리스트는 큰 공개 연주홀에서 수많은 팬들의 환호 속에서 연주하는 아이돌 같은 피아니스트였구요. 쇼팽은 작은 살롱에서 귀에 대고 말하듯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연주자였어요. 리스트는 건반 위의 왕이라면 쇼팽은 건반 위의 시인이었죠.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쇼팽의 곡은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이 만든 섬세한 조각상이라면 리스트의 곡은 화려하면서 장식이 많고 첫 눈에 확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여인 같다고 할 수 있어요. 성격도 전혀 달랐는데요. 쇼팽은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매사에 진지했고 리스트는 외향적이고 쇼맨십이 있는 사람이었죠.
 
쇼팽은 어려운 악보도 첫 눈에 술술 읽어내는 리스트의 뛰어난 능력을 높이 샀습니다. 쇼팽의 에튀드를 연주하는 리스트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훔치고 싶다’고 까지 말할 정도였는데요. 리스트가 어떻게 연주했을지 상상이 되시죠?
 
쇼팽은 작곡이 ‘아이를 해산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표현했어요. 어떤 사람은 치명적 고통을 받고 어떤 사람은 쉽게 아이를 낳지만 쇼팽은 대단한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면 새로운 작품은 탄생하기 어렵다고 얘기했죠.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진 고뇌'라고 표현할 정도였으니까요.
 
쇼팽은 작곡가로서의 리스트는 연주자로서의 리스트보다 대단하게 보진 않았죠. 쇼팽은 리스트를 ‘타인의 알맹이를 집어넣는 손재주가 있는 사람’, ‘모자라는 영감을 교묘하게 잘 꾸미는 페인트공’이라고 얘기한 걸 보더라도 리스트의 작곡기법에 대해서는 탐탁치않게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쇼팽과 리스트는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각자의 스타일을 고수했어요. 리스트는 공개연주홀을, 쇼팽은 살롱을 선호했고 그들을 찾는 관객이 달랐죠. 리스트는 교육자로 음악을 전공하고 활동하는 제자들을 많이 가르쳤다면 쇼팽은 귀족 집안의 자녀와 부인들을 주로 가르쳤죠. 리스트는 쇼팽을 ‘선택받은 사람들을 위해서만 연주한다’고 말하면서 쇼팽이 누리고 있는 위치를 질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죠. 반면 쇼팽이 리스트를 부러워했다면 리스트의 타고난 체력이지 않았을까요?
 
쇼팽과 리스트는 자신들이 원하는 위치에서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쇼팽과 리스트의 곡이 연주되고 사랑받고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죠. 같은 길을 가며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이였던 리스트와 쇼팽. 여러분은 서로 배울 수 있고 조력자가 될 수 있는 인생파트너 같은 친구가 있으신가요?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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