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정부, 재정건전화 나서야” 권고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거시경제

IMF 한국 성장률 2.5%로 하향… 물가상승률 2.4%p 오른 4.0%로 상향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4-25 18:51:35

▲ 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면담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제공]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이 정년 연장 등 사회적 논의를 통해 재정건전화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고령화로 연금과 보건서비스 관련 지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에서 실시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점차 정상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마틴 카우프만 IMF 한국 미션단장은 25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의 고령화에 대한 경고 목소리를 냈다. 카우프만 단장은 “급속한 고령화는 향후 수십 년 동안 연금과 보건 서비스 지출이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라면서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도 감소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을 받는 부문에 대한 신속하고도 목표화된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당국의 약속은 칭찬할 만하다”며 “피해 부문을 돕고 계속 지원하려면 지원 대상을 좀 더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중요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해결해야 할 경제문제로 공공부채 안정화, 인구 변화 및 구조개혁과 연관된 재정 지출 건전화 전략을 지목했다. 카우프만 단장은 한국 경제 분석을 총괄한 인물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 작성 시기에 맞춰 한국 경제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이는 IMF가 올 1월 내놓은 전망치 3.0%보다 0.5%p 낮아진 것이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4.0%로 크게 높아졌다. IMF는 지난해 10월 올해 한국 물가상승률을 1.6%로 예상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에 전체 회원국 대상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1월과 7월에는 주요국 대상으로 수정 전망을 발표한다.

IMF 물가상승률 전망이 2.4%p 올라간 것은 싱가포르(2.0%p) 호주(1.8%p) 일본(0.4%p) 등의 조정 폭과 비교해보면 큰 폭의 상승이다. 한국 경제가 국제 정세 변화에 취약하다는 점이 이번에 또 확인된 셈이다. 한국은 대외 수출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유가 등 해외 원자재 가격, 환율 상승에 물가가 쉽게 변동한다.

IMF는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경제 회복세가 대폭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러시아 경제제재는 국제교역 위축, 기존 공급망 훼손을 일으키며 2분기 이후 기대된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는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세계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됐다.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곡물,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한국(-0.5%p)뿐만 아니라 독일(-1.7%p), 이탈리아(-1.5%p), 영국(-1%p), 일본(-0.9%p) 프랑스(-0.6%p), 미국(-0.3%p), 캐나다(-0.2%p) 등 주요 선진국들 대다수가 성장률 전망치가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에 크게 영향 받는 우리 경제 특성상 앞으로 글로벌 경기둔화가 심화되면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확대가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미국, 서방 등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럴 경우 우리 경제에 고물가와 고환율, 그리고 한은의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등의 3중고로 디플레이션 국면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 상승이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라 금리 인상 등의 정책으로는 물가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계 경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고물가,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등의 영향으로 경기 개선세가 다소 약화될 것”이라며 “한국 경제는 주요국 경기 개선세 약화,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국내 순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