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무력감 떨치고 역사적 책무 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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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몸통’ 규명 등 수사 중 사건 마무리
이재명 측근 등 ‘대장동 5인방’ 녹취록 주목
비리 발본색원해 법치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06 00:02:02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이 결국 공포되자 검찰은 참담함과 무력감에 빠졌다. 법조계에선 “내용이나 알고 통과시킨 것이냐”는 비판이 거세다. 김오수 검찰총장과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 전국 고검장 6명 전원은 이미 지난달 22일 검수완박 법안에 반발해 총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의 표명이 능사는 아니다. 책무를 ‘방기(放棄)’해선 안 된다.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은 유예기간과 상관없이 경찰 등 타 기관으로 넘기지 말고 끝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검수완박 개정안에 ‘사건을 경찰로 넘긴다’는 경과조치 관련 부칙이 빠지면서 기존에 수사 중인 사건의 ‘기속력’은 검찰에 있다는 해석도 있지 않은가.

예컨대 서울중앙지검은 현재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윗선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 등에 속도를 내는 상태다. 1차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6대 범죄로 수사 범위가 축소됐을 때도 기존 사건은 계속 수사를 진행했기에 이번에도 전례를 이어가야 한다.

더구나 이달 10일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검찰 수사권 대상이 2대 범죄보다 실질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개정 검찰청법은 검찰 수사 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가 대통령령을 고쳐 부패·경제 범죄 범주에 선거·공직자 범죄 등까지 포괄하는 내용을 담으면 검찰 수사 범위를 넓게 해석할 여지가 생긴다는 뜻이다. 부패·경제 범죄라고 딱 자르기 어려운 사건은 검사들이 수사 및 기소 범위를 넓게 적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예컨대 ‘부패완판’ 대장동 비리의 경우는 검찰이 책임지고 수사를 마무리해 ‘몸통’을 비롯해 연루자 모두에 법의 엄중함을 보여야 한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 고구마 줄기 뽑히듯 새로운 사실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복마전의 실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핵심 측근들이 등장하는 녹취록이 공개된 것이다.

지난달 29일부터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사건 공판에서는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 파일을 재생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다. 3일 공판에서 공개된 녹취록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5인방’이 은밀한 대화를 나눈 게 들어 있다. 2014년 6월29일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통화에서는 이 전 지사가 직접 최측근으로 인정한 정진상 전 민주당선대위 부실장(전 성남시 정책실장)과 김용 전 이재명캠프 총괄부본부장(전 성남시 의원)이 등장하고 있다.

이 둘은 지난해 9월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이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할 때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공개된 통화는 이들이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김만배 씨와 의형제를 맺었다는 내용이다. 시기적으로는 화천대유가 설립된 2015년 2월6일보다 약 8개월 전이다.

통화 말미에는 남 변호사가 “4000억짜리 도둑질하는데 완벽하게 하자. 이거는 문제되면 게이트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도배할 거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사업 초기부터 자신들의 행각이 범죄라는 인식을 드러낸 게 주목된다. 이 같은 증언과 정황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에서 자칭 ‘설계자’ 이재명 전 지사의 움직일 수 없는 책임이 있음을 뒷받침한다. 검수완박 상태에서도 검찰이 비리 발본색원과 사회정의 구현 차원에서 엄중하게 수사해야 할 사안이다. 그래서 이 땅에 법치가 살아 있음을 보여줄 책무가 검찰에게 있음을 재인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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