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4곳, “새 정부, 노동규제부터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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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500개 기업 대상 규제개혁체감도 조사

올해 규제개혁제감도 95.9… 중대재해처벌법·주52시간제 등 불만족 원인
새 정부 대한 기대, 우려 소폭 앞질러… ‘기대감’ 24.6%·‘기대안함’ 24.0%
“새 정권 초에만 규제개혁 ‘반짝’… 시스템 개선해 지속적 개혁 이뤄져야”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10 00:05:00

정부의 규제개혁 추진 노력에도 기업들이 규제 개혁에 대해 불만족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새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개혁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가 500개 기업들(대기업 250곳·중소기업 2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규제개혁체감도는 95.9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92.1)에 비해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규제개혁 체감도는 정부의 규제개혁에 대해 기업들이 얼마나 만족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초과면 만족, 미만이면 불만족을 의미한다. 100이면 보통인 것으로 해석한다.

불만족한 기업들은 중대재해처벌법 등 규제 신설 및 강화가 체감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들었다. 500개 기업들 중에서 25.8%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은 해당 분야 규제 신설·강화를 불만족의 주요 이유로 지적했고, ‘보이지 않는 규제 해결 미흡’(19.1%), ‘공무원의 규제개혁 의지 부족’(18%) 순으로 규제개혁체감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응답 기업 4곳 중 1곳(27.3%)은 ‘중대재해처벌법’을 규제 개혁에 제동을 거는 핵심 규제로 지목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기업들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금융 자본시장 관련 규제’(13.6%), 노동규제(9.1%), 대기업·환경·부동산·건설 기계 등과 관련한 규제가 각각 4.5%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기업들은 새 정부의 규제개혁정책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경기진작을 위한 한시적 규제 유예’(28.5%)를 첫 손에 꼽았다. 한시적 규제유예는 기업부담금 감면, 창업요건·절차 개선 제도처럼 경기 활성화에 부담이 되는 규제를 일정기간 유예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밖에 ‘국제 기준에 어긋나는 낡은 규제 개선’(22.9%)의 응답이 높았고, ‘신산업 육성을 위한 관련규제 정비’(20.4%), ‘공무원의 규제개혁 마인드 개선(13.8%) 등이 뒤를 이었다.

새 정부가 최우선으로 손봐야 할 규제 분야로는 ‘노동규제’(25.2%)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아 2019년 조사부터 줄곧 1위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주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등 강화된 노동규제가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새 정부의 규제개혁에 대한 기대감도 우려보다 소폭 높아 향후 지속적인 규제개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 정부의 규제개혁에 대해 ‘기대한다’는 응답은 24.6%로 ‘기대하지 않는다’(24%)는 응답을 소폭 웃돌았다.

한편 기업들은 신산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로 ‘중복된 행정규제 부담’(25.7%)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시장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기술·시설 규제’(20%)를 지못했고, 이외 ‘제도 미비로 기술개발·시장진입 어려움’·‘명시된 것 이외에 모두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공무원의 소극행정’(각각 17.1%) 등의 이유로 신산업 진출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통상 정권 초에는 규제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다가도 정권 말로 살수록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규제개혁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큰 차이가 없는 것은 이같은 인식이 기업들 전반에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새 정부가 출범하면 일회성 규제개혁보다는 시스템적 개선을 통한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