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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된 낡고 경직된 노동법 제도, 고칠 때 됐다”

경총, 유연근무제 완화·연장근로 단위 변경·특정직종 예외 요구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미국식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등 제시

중소기업계, 주52시간제 애로사항 호소… 제도적 보완책 요구

기사입력 2022-05-12 00:05:00

▲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법이 변화된 산업 구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 시간 유연화와 노동법제도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의 현행 노동제도가 변화된 산업 구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 시간 유연화와 노동법 제도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1일 국민의힘 한무경 국회의원, 같은 당 중소기업위원회와 공동으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근로 시간 유연성 개선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 노동법 제도는 70년 전의 낡고 경직된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경제발전의 혁신동력이 약화되고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선진형 경제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노동법 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특히 IT·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산업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1일 근로를 8시간, 주당 연장근로를 12시간으로 제한하는 현행 근로 시간제도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시간 제도 개선 방향으로는 △탄력적·선택적 근로 시간제 활용 기간 1년으로 확대 △연구개발(R&D)이나 고소득·전문직 근로 시간 규제 예외 인정 △연장근로 1주 단위 제한에서 월이나 연 단위로 개선 등을 제시했다.
 
이정 한국외대 교수는 ‘근로 시간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고용환경의 변화와 근로 시간 유연화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근로 시간 단축, 일·가정의 양립이라는 새로운 근로 시간 패러다임이 요청되는 만큼 근로 시간 유연화로 근로 시간을 보다 합리적으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법상 탄력적·선택적 근로 시간제는 활용 기간이 짧고 도입요건이 까다로워 활용상 어려움이 있다”며 “탄력적·선택적 근로 시간제의 활용기간을 최대 1년으로 확대하고, 근로자대표 서면합의를 업무 단위(부서·팀·직무 등)별 근로자대표 합의 또는 대상 근로자 과반수 동의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재량근로 시간제 도입과 재량 범위는 개별 근로자와의 합의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와 활용 기간을 현재보다는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1주 단위가 아닌 월, 연 단위로 연장근로 한도를 정하도록 하고 근로 시간 계좌제의 도입 역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온 류준열 서울시립대 교수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업무 변동성이 큰 직군과 직급, 연구개발직 등 지식근로자 직군, 근로 시간과 생산성의 상관도 예측이 어려운 직군, 업무 자율성의 보장이 중요한 직군 등을 중심으로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collar exemption) 제도’ 개발 및 도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시행중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는 주당 684달러(약 87만원) 이상의 고정 보수를 받는 임원, 사무관리직, 전문직, 컴퓨터 근로자 등에 대해 최저임금 및 연장근로수당 지급 의무를 면제하는 제도다.
 
최홍기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근로 시간은 근로조건 대등 결정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 간 교섭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며 “유연한 근로 시간제 활용 시 당사자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연장근로와 관련해 실효성이 낮은 보상휴가제 대신 독일식 근로 시간 저축계좌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독일의 경우 일시적 특별연장근로를 인정하면서 연구 및 교육 분야를 일시적 특별연장근로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도 특별연장근로의 적용 범위를 보다 확대하는 방향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상무는 “작년부터 주52시간제가 전면 적용되기 시작했으나 아직 많은 중소기업이 구인난, 불규칙한 초과근로 등으로 주52시간제 시행에 애로를 겪고 있다”며 “근로자들도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인한 소득 감소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업종별 특성과 현장 상황에 맞게 근로 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며 “해외 주요국처럼 노사 자율로 연장근로 시간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고 현재 30인 미만 기업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허용해주고 있는 8시간 추가연장 근로제 대상과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규 기자 / jgy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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