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분기 영업손실 ‘사상최대’ 7.7조원… 팔수록 적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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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가격 전년 동기 대비 142% 상승… 유연탄은 191% 상승
전력 구매단가 전년 동기비 2.3배 올라… 전력 판매단가 제자리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15 13:21:13

▲ 한국전력이 역대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재정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한국전력(한전)이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는 연료비 상승 등으로 전력 구매단가는 오르는데 전력 판매단가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 것이 지목된다.

한전은 1분기 영업 실적을 13일 발표했다. 한전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16조4641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은 7조78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적자액 5조8601억원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한전의 적자가 이대로 유지될 경우 올해 적자 규모는 3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한전의 매출은 전력 판매량 증가 등으로 1조3729억원 증가했으나 연료비 및 전력 구입비가 폭등하며 영업비용이 9조7254억원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회사 연료비는 3조6824억원 증가했고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5조5838억원 증가했다.

연료 가격을 살펴보면 LNG 가격은 지난해 1분기 t당 54만7600원에서 올해 1분기 132만7500원으로 142% 상승했다. 유연탄 가격 역시 지난해 1분기 89.4달러에서 올해 1분기 260.6달러로 191%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전력구매단가는 kWh당 180.5원으로 전년 동기(76.5원) 대비 약 2.3배 상승했다. 반면에 전력구매단가는 107.8원에서 110.4원으로 올라 큰 차이가 없었다. 정부가 물가 상승을 우려해 전기세 인상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산정하며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0원에서 kWh당 3.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연료 인상에 제동을 걸었고 연료비 조정단가가 동결됐다. 이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전기세 인상 백지화 공약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1분기에도 한전은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문재인정부가 국민의 생활 안정 도모 등을 이유로 요금 인상을 거부한 바 있다.

전력 구매가격이 날이 갈수록 상승하는 상황에서 전력 판매가격은 그대로 유지되며 전력 판매가 많아질수록 한전의 손실이 커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이달 도시가스 발전용 원료비를 전월 대비 4.7% 인하하며 전력 도매가격이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계절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이나 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이 되면 전력도매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료비 하락이나 요금 인상 등 장기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전의 재정 악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글로벌 연료 가격 급등에 따른 재무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상대책 위원회를 모든 전력그룹사가 참여하는 형태로 확대 구성하고 고강도 대책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보유 중인 출자 지분 중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을 제외하고 매각을 추진하며 보유 부동산은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하에 제로베이스에서 매각 대상을 발굴할 계획이다.

또한 운영·건설 중인 모든 해외 석탄발전소의 매각 원칙 정립을 포함한 해외사업 재편 및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전력공급 및 안전 경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투자사업의 시기 조정 및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추진할 예정이다. 발전자회사 역시 연료비를 포함한 전력 생산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전은 “경영 전반에 걸친 효율 향상을 위한 과감한 혁신을 단행하고 그 성과가 전기요금 부담 완화 등 국민 편익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연료비 등 원가 변동분이 전기요금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