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5월 정신이 자유민주 헌법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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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식 참석해 유족과 ‘민주의 문’ 입장
“5월 정신은 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
참석자들과 손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18 12:05:47

▲ 윤석열(맨 오른쪽)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42주기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마스크에 새겨진 ‘오월을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42주년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 “5월 정신은 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말한 윤 대통령은 보수정부 대통령으로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야당은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며 여당의 ‘5‧18정신 헌법 수록’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 구성 동참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 정부 장관들, 대통령실 참모진, 국민의힘 의원 등과 함께 기념식에 참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이 동참했으며 이 중 86명이 오전 7시30분께 윤 대통령 등과 광주행 KTX 특별열차에 몸을 실었다.

현장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유족과 함께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했다. ‘자유’가 키워드였던 기념사는 윤 대통령이 직접 7차례 고쳐 쓴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5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 주춧돌”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오늘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여러분을 뵙는다. 취임 후 첫 국가기념일이자 첫 지역 방문”이라며 “감회가 남다르다. 우리는 민주 영령들께서 잠들어 계시는 이곳에 숙연한 마음으로 섰다”고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5월의 정신을 기억한다. 그날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우리는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며 “5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다. 5월 정신은 지금도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일체의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 저항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 정신 확산 필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5월 정신이 담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세계 속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해야 한다. 그 누구의 자유와 인권이 침해되는 것도 방치돼선 안 된다”며 “이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고 확대해 나갈 책임은 온전히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고 했다.

광주‧호남 발전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광주와 호남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한다. AI(인공지능)와 첨단기술 기반의 산업 고도화를 이루고 힘차게 도약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새 도약을 이루는 여정에서 자유민주주의 산실인 광주‧호남이 앞장설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국민통합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5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통합의 주춧돌”이라며 “5월이 품은 정의와 진실의 힘이 시대를 넘어 영원히 빛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유족 등과 손을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도 했다. 정부 주관 첫 기념식부터 제창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명박정부에서 합창 방식으로 불렸다가 2009년 공식 식순에서 제외됐다. 박근혜정부 때 합창 형식이 됐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후 제창으로 바뀌었다. 합창은 ‘다수가 목소리를 맞춰 부르는 노래’를, 제창은 ‘다수가 일제히 부르는 노래’를 뜻한다.

여당도 당정 협력을 통한 국민통합을 다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은 숭고한 5‧18 정신을 이어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며 “이제는 5‧18이 특정 정치세력의 상징이 아닌 온전한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이 돼야 한다. 결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왜곡되거나 폄훼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두고 “늦었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불가역적인 변화”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환영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에 (윤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니까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원래 국민의힘이 광주 학살세력 후예이지 않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준호 선대위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5‧18정신을 우리 헌법에 담기 위한 노력에 조건 없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기념식 당일 민주당에서는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의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17일) 묘역을 다녀갔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