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일흔 넘어 뭘 새로 배우나’ 파문… 與 “막말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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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與 송기윤 후보 겨냥해 “하던 일 계속 쭉 하라”
與 “대한민국 일군 세대 경시풍조 무의식중에 발현”
尹, 뒤늦게 “덕담하려다 과해… 사과할 생각 있다”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31 14:24:53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9일 경기 용인시 용인중앙시장 앞에서 백군기 용인시장 후보의 지원유세 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공동취재단]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일흔 넘어 뭘 새로 배우나’는 취지의 발언이 어르신 폄하 논란으로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여당이 “막말을 사과하라”며 꾸짖자 윤 위원장은 뒤늦게 “덕담하려다 과했다”고 사과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충북 증평군 지원유세 중 1952년생의 연기자 출신인 송기윤(70) 국민의힘 증평군수 후보를 향해 “일흔이 넘으셨으니까 새로운 걸 배우시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 하시던 일을 계속 쭉 하셨으면 좋겠다”며 “군정은 한 번도 안 해보신 분이니까 연기하듯 잠깐 할 수는 있어도 4년 군정을 맡기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저쪽 후보(송 후보)를 보니 연기자로 아주 성공하신 분이다. 저도 참 좋아하는 연기자이신데 이제 연세가 일흔이 넘으셔서 연기를 이제 그만하시려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튿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이 해선 안 될 말을 했다. 막말이라고 본다”고 꾸짖었다.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아니냐. 평생교육이라는 말처럼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계속해서 배우는 게 현대인의 숙명”이라며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각이 얼마나 젊은가가 중요하다. 윤 위원장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양금희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공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이 공개 유세현장에서 노골적으로 나이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드러낸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모든 70대와 그 이상 국민들의 새로운 도전과 꿈을 폄하하는 근본적 인식의 문제”라고 힐난했다.

‘내로남불’도 지적했다. 양 대변인은 “정작 같은 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586 정치인 용퇴’ 문제 제기에는 (윤 위원장이) ‘나이를 기준으로 몇 살 됐으니까 그만해야 한다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보호에 앞장서지 않았나”라며 “윤 위원장은 당장 송기윤 후보와 모든 70대 이상 국민들에게 나이를 차별하고 새로운 도전을 폄하한 것을 즉시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도 소환됐다. 박형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에서 “민주당의 고질병이 또 도졌다. 민주당의 선거 역사는 어르신 폄하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사례로 2004년 당시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라’고 한 정 전 의장, ‘50대에 접어들면 뇌세포가 변해 사람이 멍청해지니 60대가 넘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가선 안 된다’는 유시민 전 열린우리당 의원 발언 등을 꼽았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는 단순 말실수가 아니라 피와 땀으로 대한민국을 일군 세대에 대한 뿌리 깊은 경시풍조가 무의식중에 발현된 것”이라며 “망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뒤늦게 ‘덕담’ 과정에서 나온 실수였다고 주장하며 고개 숙였다. 그는 지난달 3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어르신 폄하로) 그렇게 들으셨다면 정말 죄송하다. (송기윤 후보가) 연기자로서 성공하신 분이기에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연기자로 계속 남으시면 어떨까 하는 덕담을 드리려다 조금 표현이 과했던 것 같다”며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송 후보를 직접 만나 뵙고 사과드릴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