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를 살리는 목 스트레칭 기법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강윤희의 자기돌봄 요가 에세이

두뇌를 살리는 목 스트레칭 기법

우두둑 소리는 잘못된 목운동의 신호음
상상력 동원해 무조건 천천히 부드럽게

강윤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6-10 09:40:03

남성 참가자 한 분이 강의실에서 자리를 잡자마자 목을 돌리기 시작한다. 이어서 머리를 한쪽으로 홱~ 젖히는 순간 “우두두둑” 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 시원하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나는 그에게 언제부터 목을 그렇게 풀어 왔는지 물었다. 1,2년 전부터 목이 뻐근할 때마다 그렇게 움직였더니 시원한 느낌이 들어 자주한다고 했다.

십수 년간 ‘몸마음챙김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만난, 약 10만여명의 수강생에게서 전반적으로 확인한 사실은 목 부위 고통을 가장 많이 호소한다는 것이다. 직업군·연령층·성별과 관계없이 압도적 1위다. 디지털 기기를 앞에 두고 구부정하게 앉아서 거북이처럼 목을 길게 빼고 지내다 보니 나타나는, 전혀 이상할 것 없는 현상이다.

아시다시피 목은 머리를 받치고 있다. 머리의 무게는 평균 4.5~5.5kg인데 머리가 앞으로 쏠리는 각도에 따라 목이 받는 하중은 2~6배로 커진다. 만약 머리가 60도 가량 기울어진다면 목이 받는 하중은 약 30kg으로 늘어난다. 이러한 과정에서 목뼈가 변형되고 목 근육은 딱딱하게 굳어진다. 이는 목의 통증뿐만 아니라 두통의 주요 원인이 된다.

위 참가자처럼 목을 옆으로 돌리고, 젖히고 하다 보면 목에서 소리가 나며 시원한 느낌이 들어 자주 하게 된다. 어긋난 뼈와 관절이 제자리를 찾은 것처럼 느껴지고, 셀프 치료가 된 것 같은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렇지만 이건 위험한 착각이다. 치료는커녕 ‘자책골’을 넣는 격이기 때문이다.

드문 케이스이기는 하나, 2019년에는 미국의 20대 남성이 목 스트레칭을 하던 중, 목 꺾기를 시도하다가 경동맥(목 동맥)과 신경이 손상되어 하반신 마비가 온 사례가 있다. 필자가 아는 지인은 우두둑거리는 목 교정을 받은 이후 머리를 돌릴 때마다 ‘모래가 자글거리는 소리’가 난다며 한동안 괴로움을 호소한 적도 있었다.

목의 우두둑거리는 소리는 목 관절의 일부가 어긋나면서 뼈가 마찰하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두둑 소리가 날 정도로 목을 강하게 자극하면 뼈가 갈리고 경동맥이 손상될 수 있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피가 뇌로 가는 가장 큰 통로이기 때문에 목을 과도하게 자극하면 뇌혈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목을 꺾는 강한 스트레칭을 반복하면 목 관절의 퇴행성 변형을 앞당기고 관절이 비대해지면서 신경을 압박하여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약해진 디스크와 인대의 추가 손상을 일으켜 목 디스크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안전한 목 스트레칭을 위한 원칙과 상상의 힘

따라서 올바른 목 스트레칭의 1차 원칙은 부드럽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원칙은 동작을 만들 때 천천히 움직이며 어느 부위가 어떻게 늘어나는지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이다. 내 ‘뇌’가 목의 움직임과 감각을 알 수 있는 만큼의 속도로 천천히 하면, 목에 무리한 자극을 주지 않게 되고 운동 효과는 높아진다. 이는 요가 수련에서 가장 핵심적인 방식이며 일반 체조와 요가를 구분 짓는 차이점이다.

이 두 가지 원칙에 ‘상상’을 더하면 깊은 근육층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목을 길게 뽑는다는 느낌’으로 하는 것이다. 목 뒤쪽을 스트레칭 하기 위해 머리를 숙일 때 우선 턱과 목 사이에 탁구공만한 공이 있다고 상상한다. 탁구공만 한 크기의 공간을 의식하면서 천천히 머리를 숙이면 턱을 목에 붙이지 않게 된다. 그러면 머리를 그만큼 더 앞으로 뻗어 낼 수 있다. 자세를 취하는 동안 머리가 아래쪽이 아니라 정면을 향한다고 의식하는 게 포인트다.

그러면 상상 없이 머리를 아래로 숙일 때보다 스트레칭 되는 부위가 더 길어진다. 머리를 앞쪽으로 길게 뽑아낸다는 느낌으로 하기 때문에 목 뒤뿐만 아니라 윗 등 가운데 부분에서 머리 뒷면, 정수리 부근까지 스트레칭이 된다. 물리적으로 강한 자극을 주지 않더라도 상상과 의식 집중만으로 목 뒤의 당기는 느낌이 더 강해진 것을 알 수 있다.

목의 측면 부위를 스트레칭 할 때도 마찬가지다. 먼저 목을 위쪽으로 길게 뽑아 올리며 그대로 천천히 옆으로 기울인다. 서서 하는 경우엔 두 팔을 아래로 늘어뜨린다. 머리를 기울인 반대쪽 손에 무거운 추가 매달려 있다고 상상해 보자. 숨을 내쉴 때마다 무거운 추를 매단 팔이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간다는 느낌으로 한다. 머리를 누르거나 팔을 잡아당기지 않았지만 목 측면이 스트레칭 되는 감각은 점점 커지고 어깨까지 자극이 된다.

목을 스트레칭 할 때는 무조건 천천히 부드럽게 해야 한다. 흔히 하는 목 돌리기도 예외가 아니다. 상상의 힘을 활용하면 목의 심부 근육 층까지 이완시켜서 마사지를 받은 것처럼 시원해지고 목이 편안해진다. 여기에 깊은 호흡과 함께 한다면 근육 속 혈액으로 산소공급량이 많아져 몸이 전반적으로 가벼워진다.

습관적으로 목을 우두둑거리고 있다면 지금 바로 멈추자. 내 목에 대한 집중과 상상놀이로 목에게 ‘찐’ 시원함을 선물하면 머리와 어깨까지 편안해진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강윤희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