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투기 KF-21, 창공 가르며 ‘새 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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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첫 시험 비행 성공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방위력 증강 사업… 개발에만 9조원
‘초음속 전투기 개발한 8번째 국가’로 거듭… 2025년부터 양산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19 16:11:11

대한민국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19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위사업청(방사청) 등에 따르면 KF-21 시제 1호기는 수직 꼬리날개에 1호기를 뜻하는 ‘001’과 태극기가 그려진 채 공군 제3훈련비행단이 위치한 경남 사천기지 창공을 힘차게 갈랐고 착륙까지 무사히 성공했다.

이번 첫 시험 비행은 이날 오전에 진행되기로 했으나 기상 상태 등의 이유로 비행 시각이 오후로 밀려났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비행 과정은 첫 비행인 만큼 초음속(약 1224km/h 이상)의 속력을 내지 않고 경비행기 속도와 비슷한 400km/h 수준의 속력으로 30여분간 비행해 기본적인 기체 성능을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F-21 보라매는 대한민국 공군 및 인도네시아 공군이 도입할 예정인 4.5세대 초음속 전투기다. 2001년 8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는 ‘KF-X’ 사업에 따라 개발된 지 20여년만의 첫 결실이다. 사업 선언 당시에는 2015년까지 완성하겠다는 목표였지만 비용, 기술문제 등으로 사업 검토와 중단을 거듭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KF-X 사업 연구·개발에는 총 8조8000억원이 투입돼 ‘단군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력 증강 사업으로 꼽힌다. 개발에는 국방과학연구소와 KAI, 방사청 등이 참여했으며 약 225개의 국내 업체와 10여개의 정부출연 연구소 및 15개 대학교도 개발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KF-21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5세대 F-35 스텔스 전투기보다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해 가성비와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KAI에 따르면 KF-21의 최대 추력은 4만4000lb까지 낼 수 있으며 최대 속도는 시속 2200km(마하1.81)까지 낼 수 있다. 항속거리는 2900km, 7.7t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길이는 16.9m, 폭은 11.2m, 높이는 4.7m로 F-16 전투기보다 크고 F-18 전투기와 비슷한 크기다.

KF-21은 기본적으로 레이더에 의한 탐지를 곤란하게 하는 기술인 스텔스 구조로 설계돼 레이더에 탐지되는 면적이 매우 작다는 강점을 지녔다. 또 국산 전투기로 독자적인 성능개량이 가능하고, 국내 개발한 무장체계를 항공기에 통합할 수 있도록 진화적인 개발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번 시험 비행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로 기록되게 됐다. 지금까지 초음속 전투기를 자체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유럽 컨소시엄(스웨덴·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7개국 뿐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방사청 및 KAI는 향후 4년간 약 2000회의 비행시험을 거쳐 고도, 속도, 기동 등을 순차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2025년부터는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해 대한민국 공군에 총 127대(양산기 120대·시제기 5대·지상구조시험체 2대)를 납품한다. 이듬해인 2026년에는 실전에 배치된다.

KF-21의 성공은 고용창출 등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가 국방과학연구소와 1~2차 협력업체 고용실적을 조사한 결과, KF-21의 개발 과정에 지금까지 5년간 1만명 넘는 고용창출 효과가 나타났으며 지난해에만 약 2500여명의 신규 고용 효과를 나타내 실업률 완화에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8년까지 취업유발효과는 11만명, 경제적 효과는 2조1000억원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KF-21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10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되며 5조9000억원에 달하는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