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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교직을 거치면서 제자들이 많다 보니 가끔 주례를 서는 일이 있다. 이제는 제자들 대부분이 50대거나 젊다고 해 봐야 40대 후반이니 언제부터인가 주례 청탁이 사라졌다. 신랑신부 서약 때 많이 등장하는 구문이 “기쁠 때나 슬플 때도 함께하고…”가 아닐까 싶다.
‘함께하다’가 ‘같이하다’와 같은 의미로 사전에 복합어로 올라 있다. 그러나 모두 복합어로 쓸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물론 사전 뜻풀이대로 ‘뜻이나 행동, 때’를 동일하게 취할 때 붙여 쓰이기는 하나 문제는 ‘행동’은 어떤 행동이냐에 따라 붙여 쓸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생사고락을 함께할 것이다’와 ‘우리는 언제나 집안일을 함께한다’. 이 두 문장을 비교하기 위해 ‘함께’를 없애거나 위치를 옮겨 보면 ‘함께하다’의 띄어쓰기가 쉽게 풀린다. ‘우리는 생사고락을 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집안일을 한다.’
한 가지만 알면 된다. ‘함께’를 버리든지 위치를 옮겨도 비문이 아니면 띄어 쓰면 된다. ‘같이하다’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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