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조사에 “대단히 무례한 짓” 거부한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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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국민이 敵軍에 피살·소각된 사건 핵심 책임자
‘朴 7시간’ 몰아치더니 본인은 6시간 동안 뭐 했나
피해자 아내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냐” 격앙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05 00:02:01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서면조사를 하겠다는 감사원 통보를 거부했다. 감사원이 e메일로 서면조사 요구서를 다시 보냈으나 또다시 반송했다. 무엇이 그리 두려워 “무례하다”며 화만 내고 있나. 문 전 대통령이 강조하던 정치철학이 “사람이 먼저다”였음을 생각할 때 사람의 생명이 북한에 희생된 사건을 두고 나타난 그의 처신은 몹시도 궁색하다.

7월부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국방부·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 등 9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여온 감사원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필요성을 통보했다. 문 전 대통령이 어떤 보고를 받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는 진상 규명을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감사 수행 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전직 대통령에게 감사원장 명의의 질문서를 발부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전직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 서면조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영삼정부 시절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각각 ‘평화의댐’과 ‘율곡사업’ 관련 서면조사를 통보했다. 전 전 대통령은 대국민 해명서와 감사원장에게 보내는 서한 등을 발표하는 것으로 대응했고, 노 전 대통령은 전투기 기종 변경은 소신에 따른 정책 판단이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외환위기 관련 감사원의 서면조사에 응했고, 감사원은 전직 대통령들의 답변을 감사 결과에 활용했다.

감사원은 2017년 이명박 전 대통령(4대강 사업),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국방 감사)에게 각각 질문서를 전달하려고 하였으나 두 전직 대통령들은 수령을 거부했다. 다만 두 전직 대통령은 “대단히 무례한 짓”이란 식으로 대응하지는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에 대해 계속 거부하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는 우리 국민을 지키지 못했고, 정부는 고인을 월북자로 몰아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렸다”며 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피살된 이 씨의 아내도 “소환조사도 아니고 질문지를 보낸 게 왜 무례한 짓이냐.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한데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결론적으로 문 전 대통령이 적법 절차에 따른 감사원의 서면 질의에 답변을 거부한 것은 부적절하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 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돼 불태워졌지만, 당시 정부가 구조하려 한 흔적은 없고 ‘자진 월북’이라는 낙인만 가족에게 남겼다. 북한군에 발견됐다는 첩보 입수 후 이 씨가 숨지기까지 6시간 동안 문 전 대통령과 정부의 행적은 반드시 규명돼야 마땅하다.

문 전 대통령은 2016년 국정 농단 사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자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게 아니라 피의자로 다루면 된다. 퇴임 후 불기소 특권이 없어지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문 정부가 이른바 ‘적폐 청산’에 나서자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 보복이라면 만날 해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문 전 대통령은 이 씨 아들이 억울함을 호소하자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가 자료 공개를 거부했고, 법원의 공개 결정에 항소하며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해 15년간 공개를 막았다.

곧 국정감사가 열리는데 감사원 조사 문제 때문에 여야가 정쟁 속으로 빠져들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니 더더욱 문 전 대통령은 국민이 생명을 잃은 사건에 대해 당시 정부의 대응을 성실히 설명하길 바란다. 판단이 잘 안 설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숨진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숨진 사람 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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