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노조의 경영권 간섭은 不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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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한화와 2조원 유상증자 조건부 MOU 체결
노조 “현 경영진 임기 보장” 요구로 쟁의권 확보
고비용·저생산 구조 노조 기득권 유지에만 관심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05 00:02:02

극단적 집단 이기주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조 개혁이 시급하다. 대우조선해양노조 사례를 꼽을 수 있다. 대우조선노조는 KDB산업은행으로부터 한화그룹이 인수하더라도 현 경영진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앞서 산은은 한화와 9월26일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대우조선노조는 매각 관련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시행했고, 찬성 72%로 안건이 통과되면서 쟁의권을 확보했다. 산은은 당장 투자 유치 절차 진행에 중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재무 및 경영 역량이 있는 민간 투자자의 자본 확충으로 재무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미래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노조의 ‘오지랖’ 넓은 경영 간섭은 설득력이 없다.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는 어느 국가에서도 경영진 선임은 대주주의 고유 권한이자 책임이기에 노조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 사리가 이렇다면 대우조선노조는 자신들의 일방적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엄포를 접어야 한다. 회사 정상화와 고용 및 처우 개선이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을 이해하고 불합리한 주장을 즉각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

대우조선은 10조원이 넘는 국민 세금이 들어간 기업이다.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며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했지만 산은이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살려놓았다. 몇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이런 실정에서 노조 주장대로 무능한 경영진을 그대로 존속시킨다면 국민에게 또다시 세금 더 내놓으라고 손을 내밀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조7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70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했다.

자생 능력을 잃은 부실기업을 국민 혈세를 투입해 언제까지 연명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는 자유시장 원리에 어긋난다. 임직원의 도덕성 해이도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대우조선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지 않은 ‘묻지마 투자’로 1조2000여억원의 손실을 낸 바도 있다. 2013∼2014년 1조5000억원의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이를 근거로 임직원이 2000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챙기기도 했다.

회사가 실제로는 적자를 내고 있었던 2013~2014년에는 공시된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임원 성과급 65억원, 직원 성과급 1984억원 등 총 2049억원이 부당 지급됐다. 3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사측이 경영관리단에 성과성 상여금 성격의 항목(930억여원)이 포함된 격려금 지급에 대한 합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회사는 망해가고 있는데 ‘돈잔치’를 벌였으니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대우조선을 회생시키는 방안은 새 주인을 맞아 공익을 해치는 조직을 물갈이하는 대수술뿐이다. 무엇보다 강성 노조의 해악을 제거해야 한다. 회사를 생각하는 노조라면 생산·고용 구조의 변화로 일자리 돌파구를 찾아야지 노조가 새 경영진 반대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경영 간섭이다. 이러니 대우조선노조 같은 전투적 노조는 고비용·저생산 구조를 해소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관심 갖고 있다는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그나마 올해 들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의 발주가 늘어 상반기에만 약 8조원의 선박 수주를 한 것이다. 연간 수주목표의 66%를 달성한 상태다. 이런 희망의 싹을 노조가 또다시 짓밟게 할 순 없다. 당국은 노조의 불법에 대해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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