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경미사고 부상여부 판단 국제기준 제정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보험

RCAR, ‘공학적 분석 결과’ 반영 권고… “보험금 지급 과학적·객관적 기준 제시”

권현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22 16:34:23

▲ 22일 보험개발원은 경미한 자동차 사고에서 탑승자의 부상여부 판단 시 공학적 분석결과를 반영하는 세계자동차기술연구위원회(RCAR)의 국제 권고기준이 제정됐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미한 자동차 사고의 과잉진료 및 분쟁으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경미사고 부상여부 판단 국제 권고기준 제정으로 보험금 지급의 객관적·과학적 기준이 제시됐다.

22일 보험개발원은 경미한 자동차 사고에서 탑승자의 부상여부 판단 시 공학적 분석결과를 반영하는 국제 권고기준이 제정됐다고 밝혔다. 세계자동차기술연구위원회(RCAR)는 1972년 설립됐으며 18개국 23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기구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저속의 경미한 자동차 사고 시 부딪힌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의 당해 사고 관련 부상여부와 보험금 지급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경미한 부상의 경우 MRI·CT 등 의료장비로도 증상의 명확한 확인이 어렵고 이에 대부분 피해자의 호소나 주장에 의존해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우에도 경상환자 과대 진료비로 연간 약 3484억~6468억 원의 보험금이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자동차 한 대당 1만7000~3만1000원의 추가 보험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RCAR는 미국 IIHS, 영국(Thatcham), 독일(AZT), 한국(보험개발원) 등 11개 나라가 참여한 목부상 예방 워킹그룹 IIWPG 주도로 공동연구를 추진해 당해 교통사고와 부상여부의 인과관계 판단에 활용할 수 있는 국제 권고기준을 제정했다.

RCAR 권고 사항의 주요 내용은 경미사고 탑승자의 부상여부를 판단할 때 의학적 소견 외에도 공학적 분석 결과를 반영할 것을 권고한 점이다. 공학적 분석의 핵심 요소는 충돌 이후 부딪힌 차의 속도변화로, 부상을 유발하지 않는 속도변화는 각 나라 국민의 신체적 특성과 사회적 수용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국가별로 설정한다.

실제로 다른 나라 연구 사례를 보면 스웨덴(Folksam) 175건 및 스위스(AXA Winterthur)의 168건의 도로운행 중 발생한 사고 분석 결과 부딪힌 차의 속도변화 10km/h 이하에서는 탑승자의 부상위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미국 등에서 실시한 11건의 실차 충돌시험 등의 연구에서는 부딪힌 차의 속도변화 15km/h 이하에서는 부상위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여부 판단 절차는 △차량의 손상심도(경미손상 여부)·사고경위·시트의 안전성 등 확인해 부상여부 추정 △부딪힌 차의 속도변화 산출해 부상여부 공학적 판단 △의학적·공학적 평가 종합해 경미사고 탑승자 부상여부 최종 판단 등으로 이뤄진다.

그동안 탑승자의 주관적 통증 호소에 근거한 진단서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해 왔으나, 이번 국제기준 제정으로 국내에도 보험금 지급의 객관적·과학적 기준이 제시됐다는 게 보험개발원의 설명이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국내에는 아직 경미사고 관련 부상여부 판단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었으나 RCAR 국제기준을 도입할 경우 고질적인 경미사고 과잉진료 및 분쟁감소에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현원 기자 hwkw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