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와 은행은 신음하는 국민을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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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성과급 1000%나 지급키로
은행권도 금리 상승해 이자수익 크게 늘어
‘국민 밉상’에서 벗어나 공생하는 이웃돼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12 00:02:01

정유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며 흥청망청이다. 기본급 대비 최고 10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은행들도 성과급 외에 직원 1인당 특별격려금 340만 원을 주는 곳이 있다. 성과급은 지난 수년간 고통 받아 온 서민과 기업의 피와 땀의 결과물이다. 이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못하다.

지난해 역대급 호황을 누렸던 정유업계가 연초에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모든 임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10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면서 다른 정유사들도 뒤따를 전망이다. 2021년 성과급은 기본급의 600%였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인 2조77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6% 증가했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도 올해 상당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인 기본급의 1470%를 지급한 에쓰오일 직원들은 기대감이 크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3분기 누적 3조5656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2조3064억 원)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GS칼텍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조3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 직원들도 월 기본급의 1500% 이상의 성과급을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에 매출 46조8429억 원, 영업이익 1조7656억 원을 달성했다.

국내 정유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건 지난해 상반기 고유가와 정제마진 덕분이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1분기 배럴당 평균 13달러에서 2분기 23달러까지 치솟았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값으로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다. 정유업계는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은행권도 지난해 최고 실적을 올렸고 막대한 이익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기본급 대비 400%, 신한은행은 361%, KB국민은행은 28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이와는 별도로 특별격려금을 책정해 직원 1명당 340만 원씩 지급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1조2203억 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8%나 증가했다. 더불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오른 탓에 시장금리도 상승하며 이자수익이 크게 불어났다.

하지만 은행들의 서비스는 역으로 후퇴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일 때는 방역을 이유로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은행 이용시간을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단축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금도 은행들은 여전히 영업시간을 원상 복구하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비난이 높아지자 은행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에 노사가 영업시간 논의를 하기로 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금 정유사와 은행의 ‘이익 잔치’ 속에 서민은 신음하고 있다. 부동산 폭등 속에 ‘영혼까지 그러모아’ 아파트를 구입한 젊은 부부, 폭락해 버린 시세 탓에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빚을 내야 하는 집주인, 코로나19 속에 돈을 꿔가며 버텨온 자영업자는 모두 급등한 유가와 고금리의 피해자들이다. 비록 정부가 유가 안정과 금리인하를 유도하고는 있지만 서민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민간 기업인 정유사와 은행이 경영을 잘해 이익을 많이 남기고, 그 결실을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주는 것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은 경우가 그렇지 않다. 나라 경제가 비상이다. 그들이 받는 성과급은 지난 수년간 고통 받아 온 서민과 기업의 피와 눈물로 만들어진 것이다. 정유사와 은행이 잘나서가 아니다. 민간기업이지만 동시에 공적 기관의 얼굴도 갖는 정유사와 은행들은 부디 자중하고 주위를 둘러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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