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멸 부르는 ‘최저 출산율’ 해결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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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년 연속 감소… 1년에 20만 명씩 줄어
지방 93%는 활력 사라진 ‘초고령 사회’ 진입
인구 감소·고령화 대비 사회 재설계 나서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20 00:02:01

우리나라 인구가 작년 한 해 동안 20만 명 줄었다. 2020년 이후 3년 연속 감소다. 외국인을 포함한 총인구도 작년부터 줄고 있다.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으로 꼴찌다. 5년 전 1.0명 아래로 내려간 뒤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거기에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는 눈앞이다. 나라 전체가 ‘인구 절벽’ ‘고령 절벽’으로 밀리고 있다.

많은 나라가 발전 과정에서 출산율 하락을 겪곤 하지만 1명대에서 반등하거나 정체되는 경향을 보인다. 15년 전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 일본도 2005년 1.26명에서 소폭 올라가 1.3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여성이 평생 출산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2021년)은 0.81였다.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1.0명을 밑도는 유일한 나라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자는 25만4628명으로 전년보다 3.2% 감소했다. 출생자 수는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사망자(말소자 포함) 수는 3년 연속 증가했다. 당연히 우리 인구는 2020년,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5143만9038명으로 2021년보다 19만9771명(0.39%) 감소했다.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자연적 요인’ 감소는 11만8003명이었다. 자연적 요인으로 인구가 10만 명 이상 감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인구 감소와 더불어 고령화도 가파르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는 90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18%를 넘었다. 여성은 20%를 넘어섰다. 이대로 가면 2025년에는 65세 이상이 인구의 20%를 돌파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65세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 사회’가 된 지 7년 만이다. 일본은 11년 걸렸다. 시도별로 전남(25.17%)·경북(23.78%)·전북(23.20%)·강원(22.77%)·부산(21.47%)·충남(20.58%) 등 6곳은 초고령사회다.

인구는 줄고 있지만 세대수는 늘고 있다. 지난해 총 세대수는 2370만5184세대로, 2021년보다 23만2919세대(0.99%) 증가했다. 그중 1인·2인 세대가 전체의 65.2%를 차지한다. 평균 세대원 수는 2.17명이다. 6년 뒤엔 최고 비율을 차지하는 세대인 50대 861만 명이 줄지어 노인 집단에 진입한다. 매년 줄어드는 생산연령(15~64세) 인구가 부양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다. 재정과 사회보장비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경제는 활기를 잃는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이던 일본조차 고령화 재앙을 견디지 못하고 쇠락했다. 우리만 기적을 바랄 수는 없다.

정부는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저출산 고령 사회 기본 계획을 발표하고 대응 예산을 편성해 16년간 280조 원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더 떨어졌다. 인구 감소는 수당을 몇 푼 더 주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평생 벌어도 내 집 마련이 힘들 만큼 집값이 불안정하고, 질 좋은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자녀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고, 폭증하는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현실에서 젊은이가 결혼하고 아이 낳으리라 기대하는 건 무리다.

우리 같은 급격한 인구 감소는 인류 역사에 유례가 없다. 출산을 막는 사회적 제약이 자녀를 가지려는 인간의 본성까지 억누를 만큼 현실은 심각하다. 재앙은 이미 시작됐고 파국은 멀지 않다. 부동산과 일자리·교육·복지·이민 등 모든 국가 정책을 출산 친화적 관점에서 설계하고 고령화 속에 국민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 나라의 체제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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