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달도 수출 감소 ‘4개월째’… 무역적자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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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수출액 462억7000만 달러… ‘반도체 부진’에 16.6%↓
수입 2.6% 줄어 589.6억 달러… 무역적자 126.9억 달러
반도체 수출 44.5% ‘뚝’… 제품가격 하락·재고누적 영향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1 12:47:32

▲ 부산 신항에서 한 근로자가 컨테이너를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의 수출이 지난달까지 4개월째 감소세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무역수지 역시 11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 폭도 크게 확대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며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6.6% 줄어든 462억7000만 달러(약 56조9907억 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의 경우도 2.6% 감소한 589억6000만 달러(72조6328억 원)를 기록했다.

이에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액으로 계산하는 무역수지는 지난달 126억9000만 달러(15조659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첫 무역적자를 기록한 이후 11개월 연속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는 셈이다.

수출 감소는 고물가, 고금리 등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됐고 반도체 업황 악화가 이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년 동월 수출이 역대 1월 중 최고실적(554억6000만 달러)을 기록해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석유제품·2차전지·선박 등 수출 증가했지만,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업황이 악화하며 고전했고, 이를 포함한 대다수의 주요 품목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4.5% 급감하면서 1월 수출 감소분 중 약 52%를 차지했다. 반도체 내 수출 비중이 큰 D램·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제품 가격이 수요약세, 재고누적 등의 영향으로 급락하면서 수출 감소에 크게 영향을 줬다. 그간 지속적인 수출 증가세를 보인 시스템 반도체도 지난달 25% 감소했다.

반도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도 46.6%나 감소하는 등 수요 둔화의 역풍을 맞았다.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9월까지 16개월 연속 40억 달러대 수출규모를 유지했으나 그 해 10월부터 크게 감소한 이후 4개월째 연속 감소 중이다.

산업부는 “역대 1월 반도체 수출 가운데 최고실적을 달성한 전년 동월의 높은 기저도 올해 1월 반도체 수출 감소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하며 “주요 반도체 제품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규 CPU 출시 등 영향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외에도 디스플레이가 OLED 사업전환으로 LCD 생산이 줄었고, 이 가운데 OLED 역시 경기 둔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단가가 떨어지며 1년 전보다 수출이 36% 줄었다. 가전·철강도 각각 19.9%, 25.9% 줄었다.

반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생산차질이 상대적으로 완화되는 가운데 친환경차·SUV 등 고부가차량 수요 확대로 자동차 품목은 역대 1월 중 수출액 1위 성적표를 들어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21.9% 증가한 49억8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한 것이다. 이밖에도 선박(12.2%↑·41억3000만 달러), 선박(86.3%↑·14억4000만 달러), 무선통신(17.9%↑·15억9000만 달러) 등 품목이 증가세를 시현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유럽연합(EU)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EU는 자동차 수출이 확대되며 수출이 늘었고, 중동은 철강·일반기계 등이 선방했다.

다만 핵심 수출시장인 중국·베트남은 경기둔화 영향으로 수출이 줄었다. 중국·아세안 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제품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수입은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이 줄어들어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했다. 지난해 12월에 이허 2개월 연속 수입이 줄어드는 중이다.

다만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은 지난달에도 157억9000만 달러를 수입하며 15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수입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원유는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10% 줄어든 69억4000만 달러를 수입하는데 그쳤지만, 가스와 석탄 수입은 각각 6%, 0.3% 늘어 67억7000만 달러, 20억8000만 달러의 수입액을 기록했다.

산업부는 “동절기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해 가스·석탄 등의 수입규모가 확대됐다”며 “지난달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 10년간 1월 평균 에너지 수입(103억 달러)과 비교 하면 상당히 큰 규모”라고 진단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고금리·고물가·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 경제 하방리스크가 확대하며 지난달 수출이 감소했다”며 “경기둔화에 다른 주요국 수입수요 감소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이 수출 감소를 부추겼다”고 총평했다.

이 장관은 이어 “정부는 당면한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보유한 모든 지원역량을 결집하고 수출지원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우리 수출기업의 원활한 수출을 위해 무역금융·인증·마케팅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애로를 해소해 나가는 한편, 원전·방산·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