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제판분리’ 대세에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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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불어오는 제판분리 바람

권현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3 00:02:30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인한 휴대폰 메신저의 발달과 휴대폰 메신저의 대중화가 불러일으킨 컴퓨터 메신저 사용의 축소.’

환경의 변화·기술의 발전 등에 따라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다. 효율성·편의성 등을 강점으로 무섭게 성장하며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시장에까지 진출한 빅테크가 그 대표적 사례다. 범위를 보험업계로 한정해 살펴보면 2021년부터 불어 온 ‘제판분리’ 바람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보험에서의 제판분리란 말 그대로 보험상품의 제작과 판매를 분리하겠다는 뜻이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2021년 3월 미래에셋생명이 보험업계 최초로 제판분리를 실시한 것에 이어 한화생명 역시 같은 해 4월 제판분리를 실시하며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에 본격 참전을 선포했다.

시도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자회사형 GA ‘HK금융서비스(가칭)’ 설립을 추진한 바 있고, 외국계 생보사인 라이나생명 역시 최근 텔레마케팅(TM) 전문 자회사인 ‘라이나원’ 설립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흥국생명의 경우에는 11월 이를 스스로 철회했다.

업계는 올해도 대형 GA들과 경쟁이 가능한 중대형 보험사 위주로 제판분리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손실을 볼 수 있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시도해 봄직 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제판분리를 추진하지는 않더라도 보험사들의 시선이 GA 시장에 닿아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실제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를 설립하거나 혹은 추진 중에 있다. 관련 경영전략 역시 속속 세우고 있다.

보험사들이 제판분리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업계가 구조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의 GA로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에 보험사들은 경영효율 측면에서도 제판분리 및 GA 자회사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양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보험설계사 총 62만명 중 GA 소속 설계사는 25만 명(39.6%), 금융기관 보험대리점 소속 18만 명(28.4%), 보험사 전속설계사는 17만 명(27.2%)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GA 소속 설계사는 13.7% 증가한 반면 보험사 전속 설계사는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를 두고 대형 GA(설계사 500인 이상)의 설계사 유치 및 보험사의 판매 자회사 분리 등에 주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도 기자에게 생보사 제판분리의 가장 큰 배경으로 ‘설계사들의 GA로의 이탈’을 꼽았다.

많은 수가 이탈한 만큼 이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GA 채널을 통한 판매 비중(신계약 건수 기준)은 생명보험 40.4%·손해보험 58.2%였다. 10년 전인 2011년에는 생명보험 27.6%·손해보험 51.7%였다.

이쯤 되면 구조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한 보험사들의 제판분리 또는 GA 자회사 설립에 대해서는 ‘결국 그렇게밖에 될 수 없는 것’이라는 판단이 서게 된다.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보험사들이 최종적으로 이러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것’이라면 이제는 대비책을 생각해 볼 때다. 제판분리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따라오는 고용불안에 따른 노사 대립과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 우려 등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특히 올해는 보험업계를 비롯해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부디 보험업계가 목적에 충실한 ‘진짜 효율’을 찾기 바란다.

권현원 hwkw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