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시지탄 공공기관 개혁에 ‘박차’ 가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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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곳에 직무급제 도입 성과 중심 보수 강화
군살 안 빼면 나라 살림 결딴… 자구 노력 긴요
임직원들 ‘파티 끝났다’ 인식공유 개혁 나서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3 00:02:01

공공기관(공기업)에 대한 군살 빼기가 시급하다. 우리나라 공기업 위상은 막강하다. 경쟁 제한과 진입 규제로 독점적 이윤과 안정적 시장지배가 보장된다. 낮은 서비스 품질로 소비자 불만이 크다. 높은 임금 수준·과도한 복지 혜택으로 국민의 눈총을 받고 있다. 평생 신분 보장으로 ‘철밥통’ 정서가 만연해 있다.

공공기관은 부채 급증에도 조직과 인력은 크게 늘었다는 비판을 받은 지 오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350개 공공기관에 44만여 명의 인력과 정부 예산보다 1.3배나 많은 761조 원가량의 예산이 편성돼 있다. 문제는 방만한 경영이다. 문재인정부 5년간 공공기관이 29개·인력 11만6000여 명이 늘어나 부채는 84조 원이나 증가했다. 유형별로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부채가 434조1000억 원, 한국국제협력단·근로복지공단 등 준정부기관은 128조300억 원, 그 외 기타 공공기관 20조6000억 원이다.

부채는 생산성 없는 단순 공공사업을 진행하고 투자를 늘리면서 2017년부터 급증했다. 근본적으로는 소득주도성장 등 공공주도 정책과 일자리가 크게 늘면서, 공공기관에 대한 출연·출자·보조금 등의 합계인 정부 순지원액 증가 영향이 크다. 공공기관이 세금에 의지해 연명했다는 뜻이다.

더구나 공기업 종사자는 조직에 공정과 신뢰 회복이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실제 변화를 위한 노력은 소홀히 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일부 직무급제 도입도 대부분 연공서열을 유지한 채 직급 이름만 바꾸는 흉내 내기에 그쳤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가 공기업 개혁 차원에서 내년까지 공공기관 100곳에 직무급제를 도입한다고 밝혀 주목되고 있다. 직무급으로 보수체계 전환을 추진하는 공공기관에 총 인건비 인상·경영평가 가점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공공기관 보수 중 성과급 비중과 차등 폭을 확대해 성과 중심의 보수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으로서 만시지탄이다.

기존 연공제에서 전문성·효율성 기반의 직무 중심 인사관리 체계로 전환을 추진하고, 직무 기반 채용 평가 승진체계·민간 개방직위 확대 등 직무 중심 인사관리 개선 과제를 발굴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기업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고강도 혁신을 예고한 바와 궤를 같이 한다. 윤 대통령은 일부 공공기관의 건물과 사무실의 호화로움을 지적하고 건물 매각 및 임원진 연봉 삭감을 지시해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강력한 공공기관 구조 개혁이 기대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군살을 확 빼지 않으면 나라 살림은 결딴날 수밖에 없다. 자구 노력이 긴요하다. 고연봉 임원진의 경우 연봉을 줄이고 과도한 복지제도를 축소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공공기관 개혁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기관 개혁은 합리적 경영평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각 기관 고유 업무의 공공성을 높이고 대국민 서비스 및 조직운영 혁신·일자리 중심 경제 선도·혁신성장 뒷받침·공정경제 기반 구축·윤리경영 강화·산업 안전 등을 주요 과제로 지정해 공공기관이 정부의 정책방향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비리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해선 전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규정 마련도 있어야 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공공기관 수가 가장 많다. 공공기관이 정부가 할 일까지 대신하면서 ‘정책 비용’을 떠안는 바람에 부실은 더욱 커지고 있다.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이 불어나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공공기관 개혁은 민간 부문의 변화를 유도하는 개혁 출발점으로 책무가 무겁고 크다. 누구보다 공공기관 구성원 스스로 이제 파티는 끝났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혁명적 개혁에 앞장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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